올해 구정연휴가 시작이 되었다.
나는 어제 부모님 집에 내려왔다.
우리집은 식구도 몇 없어서
명절이 명절 같지 않다. 그냥 평시와 같은 휴일이나 주말 느낌이랄까
그래도 엄마는 명절이라고 음식을 조금씩 만드셨다.
다른 집처럼 전을 부치고 고기를 굽고 그런 건 아니지만
우리 집은 조촐하게 식구들이 먹을 만큼만 음식 만들기.
엄마는 식혜를 미리 만들어 놓으셨고
고기를 조금 재워 놓으셨다.
아까 잠깐 나갔다 왔더니.. 만두를 후다닥 빚어 놓으셨드만.
우리 집의 명절은 이렇게 소소하게 보내게 될 것 같다.
어릴 때 명절 기억은 친척들이 다 같이 할머니집 큰집 왔다 갔다 하면서
세배드리고 세뱃돈도 받곤 했는데.
이제는 너무 오래되서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명절에는
맛있는 것도 먹고 가족끼리 편짜서 게임도 하고
이기면 상품타는 그런 이벤트도 있었다.
명절에 빠질수 없는 아빠들의 고스톱판 벌리기.
엄마들은 돌밥돌밥 하지만
그 틈에 모여서 수다도 떨고 그랬던 모습들.
집에 돌아오면 엄마는 앓아 누웠다.
지금도 명절날 얘기를 하면 아주 진절 머리 난다고 싫어하시는 엄마.
그리고 명절에 모여서 놀다가 헤어지면 아쉬워서 울고불고했던
애들은 이제 다 커서 서먹서먹한 사이가 되었지.
나도 나이를 먹어보니.. 이제는 그게 참 아쉬운 거 같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명절엔 좀 북적북적하고 기름 냄새 좀 풍기면서 그래야 하는데..
왔다 갔다 하면서 전도 집어 먹고
두 번 다시는 느낄 수 없는 명절 모습.
지금의 집은 티비 소리가 없으면 너무 조용하다.
사람 소리도 안 나네.. 아이들이라도 있으면 시끌시끌 했을 텐데.
오늘도 식탁에 모여 앉아서
엄마가 빚은 만둣국으로 소박하게 식사를 하면서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