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실감 나는 2023년
동해 일출로 시작하는 새해
상황이 이래서 그런 건지 해가 바뀌어도 이상하게 새해 같지 않은 거라
22년의 연장선인 기분이 들었다.
분명히 해가 바뀌고 하루하루 지나가고 있는데
시작하지 못한 느낌이랄까.
아무래도 백수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니깐
더 그런가 싶고. 암튼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1월도 거의 중반 훌쩍 지나고 있어서 이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만의 어떤 새로운 시작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동해로 일출을 보러 가야겠다고 맘을 먹었다.
언제나 행동은 계획형보다는 급진행으로
아침에 일출시각을 확인하고
제발 해가 잘 보이길 은근히 바랬다. 솔직히 못 볼 거라는 생각은 아예 안 했지만.
일출시간 보다 1시간이나 일찍 눈을 떠버려서
왜 괜히 분주해.. 창밖을 보니 아 구름이 있어서.. 영 불안하다.
7시 40분 일출예정 시간인데
7시 38분이 되어도 구름이 걷힐 생각이 없다.
망 했 다.
숙소 전망데크에서 보려고 올라갔는데
그 아침 바닷가 바람은 매섭더라.
너무 추웠어.
결국 방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나는
삼각대에 핸드폰을 거치하고 기다려보기로 했다. 얼마나 좋아~~ 방에서 일출이라니.
구름뒤로 분명 해는 떠올라서
붉은빛이 새어 나오는 게 보인다.
그게 진짜 멋있었다.
조금이라도 빼꼼하게 보이는 해를 보고 싶었다.
기다림의 연속.
와... 8시 넘어가니깐 해가 틈으로 보인다.
일출이라기보단 아침해라고 하는 게 맞겠다.
하지만 너무너무 멋있었고..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구름에 가려졌어도 뜨는 해를 보겠다고 바라보고 있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많이 들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것이 가장 큰 숙제이자 맘의 짐이었다.
일출을 본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떠 오르는 해를 보고 나니 새롭게 시작되는 기분이 드는 건 맞는 것 같다.
이렇게 평상시 생활의 흐름을 끊고 일출을 보러 가는 일을 만들어서
새로운 시작의 기분을 만든 거 참 잘한 것 같다고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