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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다쟁이소소 Feb 18. 2023

김밥은 집에서 싼 집김밥이 제일 맛있지.

두릅 김밥 고춧잎김밥 장아찌김밥

주말 오후가 되니 출출한 것이 분식이 참 당기는 시간이다.

배달 어플을 켜서 분식을 주문하다 보니 집김밥이 먹고 싶다.

김밥집에 파는 김밥이 오면 속재료 안 먹는 것들이 있어서

요즘 김밥이 싼 편도 아닌데 이렇게 시켜야 하나 싶다


아마... 집김밥의 시작은 두릅철이었던 것 같다.

우리집은 개두릅이랑 참두릅을 같이 먹는다.

두릅을 참 좋아하는데 매번 먹는 게 데쳐서

초장 찍어 먹는 것이었다.  

엄마도 색다른 게 해보고 싶었는지.

두릅이 조금 물린다 싶으면 참두릅을 무침으로 만들어

주시기도 했다. 두릅은 향이 좋아서 무침이어도 참 맛난다.

들기름향이랑 너무 조화가 좋다.


어느 날인가 엄마가 두릅으로 김밥을 말아주셨다.

"엄마도 한번 해봤어. 맛은 어떨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요즘 김밥처럼 밥이 적게 들어가는 모양의 김밥은 아니지만 한점 집어 먹어봤다.

김밥은 뭐니 뭐니 해도 옆에서 말 때 먹어야 꿀맛이다.

밥에 기름양념해서 고소한 맛이 나면서 드룹의 신선한

향이 생각보다 너무 괜찮았다.

담백한 맛으로 자꾸 집어 먹게 된다.

상추에 싸 먹으라면서 쌈도 내어주셨는데 상추쌈에 먹는

김밥도 괜찮네? 그렇지만 내 개인 취향으로 김밥만 먹는 게 맛있었다. 두릅철이 오면 또 한 번 슬그머니 엄마한테

야기해봐야겠다.

"엄마~ 그때 그 두릅김밥 참 맛있었는데~~"

두릅김밥 이후로 엄마는 약간 재미 들린 것 같다.

다음번에는 고춧잎김밥이 나왔다.

고춧잎은 밥에 넣고 된장찌개 국물 넣어 비벼도 맛있고

무말랭이랑 같이 무친 거 그거 참 좋아한다.

달달 매콤한 양념이 자꾸 손이 가게 하는 반찬이다.

이번 취나물 김밥에는 볶은 당근을 넣어서

색감이 참 예쁘다.

우리 엄마는 진짜 당근을 좋아한다.

당근이 안 들어간 음식이 없을 정도.

나물에 간이 되어있었는데 이날 오이지 해놓은 게 있다고

꺼내주셔서 같이 먹었다. 짭조름하니 계속 먹힌다.

역시 김밥은 먹어도 먹어도 참 맛있다.

우리 집에는 평생 냉장고에 떨어지지 않게 놓을 반찬은

아찌다. 이건 진짜 어릴 때부터 먹었는데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이.

엄마가 된장 고추장에 무를 박아서 만드는 거라고만

알고 있는데 아무리 봐도 신기하다. 엄마도 시집와서

알게 된 장아찌라고 했다.

이 무장아찌는 장에 박아 두었다가 꺼내서 잘게 채 썰어

기름에 볶아서 먹는 반찬이다. 그래서 짭조름함이

있고 밥이랑 꼭 같이 먹어야 한다.

장아찌김밥은 어릴 때도 엄마가 종종 싸줬던 김밥인데

그때도 맛있었는데 지금까지 먹어도 안 질리는 거 보면

참 신기하다.

이후에 취나물 무친 걸로 김밥을 또 만들어주셨다.

엄마도 색다르게 싸보니 약간 재미가 있는 듯한데

아무래도 온갖 나물로 다 김밥을 싸 볼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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