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리허설이 긴장을 완화시켜 줄 거야.
사랑하는 주원아, 주하야!
오늘은 엄마가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엄마는 수능시험을 치기 전에 미리 수시 전형으로 가고 싶은 대학교에 합격한 상태였단다. 수능은 최저 등급만큼만 점수를 받으면 되는 상황이었어. 여느 때보다 어려워서 불수능이었다고 하는 그 수능 시험에서 엄마는 예상보다 더 놓은 점수를 받았단다. 노력해서? 노력한 것만으로 설명하기엔 점수가 꽤나 높았어. 이제야 생각해 보니 그건 편안한 마음에서 시험을 치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사람이 살다 보면 꼭 잘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와. 시험을 보거나, 친구들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모두가 지켜보는 경기에서 뛰어야 할 때 말이야. 그럴 때 마음은 간절한데 몸은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있어. 준비를 많이 했는데도 막상 그 순간이 오면 손이 떨리고 목소리가 작아지고, 머릿속이 하얘져서 ‘왜 평소처럼 안 되지?’ 하고 속상할 때가 생긴단다.
엄마도 그런 순간을 수없이 많이 겪었단다. 발표를 앞두고 심장이 쿵쾅거려 목소리가 갈라지고, 당황해서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떠들다 내려온 적도 있지. 그때마다 ‘아, 내가 조금만 덜 긴장했더라면 더 잘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어.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가 배운 게 하나 있어. 바로 이미 성공한 나 자신을 마음속에 먼저 그려 보는 게 도움이 된다는 거야.
별거 아닌 것 같지? 성공을 상상해 보는 건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무시하지 못할 만큼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단다. 눈을 감고 네가 멋지게 해내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 보는 거야. 시험지 앞에서 차분하게 문제를 풀고 있는 모습, 무대 위에서 또렷한 목소리로 발표하는 모습,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며 골을 넣는 모습. 그 장면을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마음속의 스크린에 띄우는 거야. 그리고 속으로 조용히 “그래, 나는 할 수 있어.” 반복해서 말해 보렴.
이 연습을 자꾸 하면 신기하게도 나중에 진짜 그 순간이 왔을 때, 이미 익숙해진 느낌이 들어. 마치 여러 번 리허설을 해 본 것처럼 몸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지. 긴장이 아예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그 긴장을 편안하게 다룰 수 있게 돼. 너희가 준비해 왔던 것들을 훨씬 더 잘 펼칠 수 있단다.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할 수 있게 되는 거지.
말이 쉽다고? 그럼 이런 장면을 한 번 떠올려 보렴. 운동선수들은 큰 경기를 앞두고 실제 경기장에 서기 전에 마음속으로 수십 번, 수백 번이나 경기를 시뮬레이션해 본대. 무대에 서는 가수도, 중요한 연주를 앞둔 피아니스트도, 다들 마음속에서 먼저 무대를 그려 보고 실제로 무대에 서 있다고 상상하며 연습을 하지. 그래서 진짜 그 순간이 왔을 때는 이미 여러 번 경험해 본 것처럼 익숙해지고, 자신감이 차오르는 거야. 운동선수와 가수만 그렇겠니? 중요한 일을 앞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란다.
사실,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건 완벽한 결과가 아니야. 긴장 속에서도 스스로를 믿는 마음, 나는 충분히 준비했고, 나는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가장 큰 힘을 준단다. 그 마음이 있으면 혹시 결과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절대로 헛된 것이 아니다. 그 과정 속에서 너희는 한 뼘 더 자라 있을 테니까.
주원아, 주하야, 엄마는 너희가 어떤 순간을 마주하든 이미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단다. 너희가 스스로를 믿는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갈 때, 엄마는 그저 뒤에서 조용히 응원하고 있을 거야. 실패해도 괜찮아. 다시 일어나서 또 그려 보고, 또 도전하면 되니까. 그게 결국 너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거라 믿는다.
오늘 하루도 나 자신을 믿는 마음으로 힘차게 시작해 보자. 엄마는 언제나 너희 편이야.
2025. 9. 1.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