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생각하는 꿈 말고 타인을 위한 따뜻함이 깃든 꿈 말이야.
사랑하는 주원아, 주하야,
오늘 아침에는 유튜브에서 영상을 하나 보았다. 영상 속 주인공은 네팔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였지. 네팔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는데, 지금은 한국의 공장에서 땀 흘리며 힘든 일을 하고 있더라. 왜 고향에서 선생님으로 지내지 않고, 낯선 나라에 와서 이런 고된 일을 하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어. 한국에서 번 돈으로 네팔에 학교를 세우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이 참 다부지다고 느꼈단다. 가슴이 뭉클했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온 게 아니라 오직 꿈 하나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낯선 땅에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존경심마저 들었어.
방송국에서는 그를 위해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단다. 한국의 한 학교에서 수업할 기회를 준 거야. 오랜만에 교단에 서게 된 그는 칠판 가득 판서를 하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아이들과 질문을 주고받았단다. 아이들이 질문했어 “언제 가족이 가장 보고 싶으신가요?” 순간 그의 얼굴에 살짝 그리움이 겹쳐 보였단다. 항상. 모든 순간 가족이 보고 싶다고 대답하더라. 그리고는 7살, 11살 아들이 있다고 학생들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지. 그런데 사실은 더 큰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단다. 수업이 끝나고, 옆 반에서 몰래 숨어 있던 그의 가족들이 조용히 걸어 들어왔거든.
순간, 그는 얼어붙은 듯 서 있었어. 두 아들이 아무 말 없이 달려와 품에 안기자, 그제야 목이 메어 아들의 이름을 부르지도 못하고 눈물을 터뜨리더라. 둘째 아들이 5개월일, 한창 기어 다니기 시작할 때 한국으로 온 아빠는 6년 만에 처음으로 가족을 만나는 것이라고 했어.. 오랜만에 만난 아빠 앞에서 반가운 마음도 잠시, 낯설어 쭈뼛거리는 둘째 아들을 보면서 더 마음이 아팠단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게 무엇일까? 영상 속의 남자는 자신만을 위해 꿈을 꾸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고향 아이들을 위해, 아직 배움의 길이 닿지 않은 아이들에게 학교를 선물해 주고 싶어서 가족과 떨어져 고생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거야. 그의 꿈은 단순한 소망이 아니라, 세상을 더 밝게 만드는 촛불 같은 거라고 느꼈단다.
살다 보면 누구나 힘든 순간을 만나. 마음처럼 일이 안 풀리고, 왜 나만 이렇게 고생해야 할까 싶을 때가 있어.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내가 왜 이 길을 가고 있는가?” 의미를 붙잡으면 다시 일어설 힘이 생겨. 가족과 떨어져 외롭고 고된 시간을 보냈지만, “내가 가는 길 끝에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가 있다”는 믿음을 가진 영상 속 주인공처럼 말이지.
얘들아, 꿈이 있다면, 그 꿈이 다른 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밝히는 것이라면,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어 간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걸 말이야. 세상이 얼마나 힘들고 험하든, 너희가 추구하는 의미와 가치가 너희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가장 큰 힘이 될 거라고 믿는단다.
너희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가든, 어떤 꿈을 꾸든 상관없어. 다만 그 꿈속에 너희만의 이익이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한 따뜻함이 조금이라도 담겨 있다면, 그것이 자라서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꿈을 이루기 위해 힘겨움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나아가는 너희 모습을 엄마는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바라볼 거야.
오늘도 작은 의미를 챙기고, 너희들의 빛깔을 잃지 않는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
2025. 9. 2.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