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만 알아차리면 금세 고요해지나니
현장체험학습을 따라갔다 왔다. 나는 3학년 차량에 배정됐다. 선생님들이 앞자리를 비워놨다고 앉으라 하셨다. 나는 그냥 혼자 뒤에서 편안히 자면서 가겠다고 맨 뒷자리에 앉았다. 3학년 아이들이 시끌시끌한데 나처럼 뒤쪽 편에 앉으신 3학년 2반 선생님이 자꾸만 떠드는 아이 이름을 부르면서 조용히 하라고 한다. 아이는 선생님 말은 신경도 안 쓰고 계속 떠든다. 선생님 말이 안 먹히는데도 선생님이 그 아이를 또 부르고 또 부르고 그런다. 내 마음에 아주 쪼금 경계가 왔다. 저 정도 떠드는 건 그냥 놔두거나 아니면 카리스마 있게 확 조용히 시키거나 그럴 것이지, 저 선생님도 제 마음이 안 들여다 보여서 아이들이 버스에서는 떠들면 안 된다고 분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십 년 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나도 자꾸만 선생님의 아이 부르는 소리에 마음이 간다.
아! 나도 분별하고 있구나. 아이들이 들떠서 떠드는 걸 못마땅해하는 선생님을 못마땅해하는구나. 확 휘어잡을 카리스마도 없으면서 자꾸 필요도 없이 애 이름만 부르는 선생님이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구나. 내 마음이 그렇구나. 예전의 내 모습과 비슷해서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구나. 아! 그렇구나.
3학년 2반 선생님들과 떠드는 아이들을 그저 지켜보며 내 마음이 어떤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나도 모르게 다시 잠이 들어서 학교 다 도착할 때까지 잘 잤다.
자성의 정이 그냥 찾아지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