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책 후기
최근 아내가 나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책선물을 했다.
<8시간: 성과를 증명하고 격차를 만드는 프로의 시간>이라는 책.
저자는 국내 대기업 및 글로벌기업에서 인사전문가로 20년 넘게 근무한 분이라고 한다.
자신만의 전문성을 가져라, 업무시간과 휴식시간을 명확하게 분리하라 등
어디선가 한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좋은(?) 주제들이 적혀 있어 큰 관심이 가진 않았다.
다만 아내가 모처럼 마음을 먹고 선물해준 책이기에 그 진심을 거절할 수 없어 며칠전부터 틈틈히 읽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 내용이 어렵지 않아 술술 읽어내려갔다.
그러던 중 '다른사람의 시각과 입장에서 생각을 하라'는 파트를 읽게 되었다. 저자는 채용 면접관으로서
신입 및 경력 사원들과 면접했던 일화를 예시로 들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답변해야 할까?
저자는 명쾌하게 "면접관"의 입장을 고려해서 아래처럼 답변을 해야한다고 기술했다.
"제가 공부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회사의 핵심사업에 큰 공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험했던 판촉프로그램을 회사에 접목시키면 매출이 상승하고 제 역량도 향상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 맞다. 정답은 정해져 있다. 구직자는 면접관의 질문으로부터 이 점을 행간에서 파악해야 한다. 면접관이 궁금한 건 내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지, 내가 이 회사에 오고 싶어하는 이유는 아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생각해보자. 면접관은 분명 회사에 지원한 이유를 질문했다.
구직을 경험했던 나와 주변 지인들을 생각해보면
구직 사유는 그 회사가 나에게 제공할 가치에 대한 기대에 있다. 많은 연봉, 더 높은 직급, 복지 등등.
봉사활동처럼 조직(회사)에 도움되기 원합니다~ 이런 마더 테레사같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진짜 내가 이직하고 싶은 이유로 답변한다면?
이직을 앞두고 수많은 면접에 참여했던 내 경험을 고려해 볼 때
열에 아홉은 책 저자와 같은 면접관들이기 때문에 보기 좋게 고배의 쓴 잔을 맛볼 것이다.
이게 맞는 것일까?
노동자와 회사는 그 힘의 차이여부와 상관없이
노동과 회사의 급여 및 복지를 등가로 교환하는 '계약관계'이다.
그럼 계약전에 솔직하고 명확한 의사소통이 있어야 한다.
면접관은 구직(이직) 사유를 묻고, 본인이 원하는 답변을 안 한 사람을 제외할 것이 아니라
당신이 입사하면 우리회사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질문해야 한다.
누군가는 이게 뭐라고 그렇게 부들부들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취업 잘 하라고 알려주는 조언인데
왜 과민반응 보이냐고 말이다.
그냥 나는 저런 조언이 필요없는 명확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A로 질문하면서 B답변을 정답이라고 알려주는 그러면서 동시에 직원들의 개성과 다양성을 권면하는 이 시대 인사전문가들의 충고가 甲甲할 뿐이다.
<8시간>의 저자를 비롯한 이 시대의 채용 면접관님들,
구직은 계약관계이지 봉사활동이 아닙니다.
구직자에게 회사의 시각을 요구하시려면,
회사에서는 구직자의 시각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질문해주세요.
그리고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