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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nnie Feb 15. 2020

미국인들의 추억의 음식,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는 미국 어린이들이 방과 후에 간식으로 많이 먹는 음식이다.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던 때에 현장학습을 나갈 때마다 학교 식당에서 작은 갈색 종이 봉지에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를 하나 담아 현장학습 간식으로 줬던 기억이 난다.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는 따뜻하고 바삭할 때 먹어야 맛있는데, 현장학습 마치고 나서 봉지에서 꺼낸 샌드위치는 눅눅하게 식어버려서 항상 아쉬워하며 먹었던 기억이 있다.


몇 년 전에 영화 '아메리칸 셰프'를 봤다. 푸드트럭으로 미국에서 성공한 한국계 미국인 셰프 로이 최의 실제 성공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든 이 영화에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가 등장한다. 주인공이 아들을 위해 간식으로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를 만드는 장면이 있다. 이 영화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쿠바 샌드위치이지만, 사람은 익숙한 것에 끌리는지, 나는 이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를 만드는 장면이 좋았다. (물론 영화를 본 후 신촌에 있는 쿠바 음식점을 정신없이 찾아가서 쿠바 샌드위치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


영화 <아메리칸 셰프>에서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 만드는 장면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는 기본적으로 빵, 치즈, 버터만 있으면 되는 샌드위치이지만, 모든 기본적인 음식이 그렇듯, 간단한 것일수록 잘 만들어야 하기에 은근히 까다롭다. 영화 '아메리칸 셰프'에서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로이 최 셰프가 영화감독이자 주인공인 존 파브로에게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는 작은 영상이 하나 나온다. 로이 최 셰프의 말에 의하면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를 구울 때는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 같아야 한다고 한다. 집중은 하되 계속 만지면 안 되고 치고 빠지기를 잘해야 한다고 한다. 세상에 이 샌드위치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집중해야 한다고 한다. 이 샌드위치가 망하면 세상이 망할 것처럼 말이다.


물론 셰프들은 좋은 빵과 치즈를 사용하겠지만,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는 가정에서 만드는 음식이기에 슈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빵, 버터, 체다 슬라이스 치즈만 있어도 맛있게 만들 수 있다. 한 가지 슬라이스 치즈로도 충분히 맛있지만, 다양한 맛을 원한다면 여러 종류의 슬라이스 치즈를 섞어서 넣어도 된다.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를 만들 때 항상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잠깐 방심했다가는 빵이 새카맣게 타기 때문이다. (정말 한순간에 타서 나도 놀란 적이 몇 번 있다.) 하지만 타는 것이 무서워 너무 빨리 불에서 내리면 바삭하지 않아 느끼한 샌드위치가 된다. 토스트기에 바짝 구운듯한 갈색이 될 때 바로 불에서 내리는 것이 관건이다. 차가운 오렌지주스 한잔과 먹으면 정말 맛있다.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 (두 개)


재료

식빵 4장, 체다 슬라이스 치즈 3장, 버터


만드는 법

1. 후라이팬에 버터 한 숟가락 정도를 녹이고 식빵 두장을 앞뒤로 살짝 굽는다. (빵이 따뜻해질 정도로만 굽는다.)

2. 빵 한쪽에 슬라이스 치즈 한 장 반을 얹고, 나머지 빵 한 장을 덮는다. (이때 시간이 많이 소요돼서 빵이 탈 것 같으면 불을 잠시 끄고 치즈를 얹어도 된다.)

3. 빵을 겹친 채로 후라이팬에 앞뒤로 한번 더 굽는다. 샌드위치 표면이 바삭한 갈색이 될 때까지 굽는다. 이 과정에서 치즈가 녹아 빵 두 장이 찰싹 달라붙는다. (샌드위치 표면이 탈 것 같거나, 버터의 맛을 더 느끼고 싶다면 구우면서 빵 표면에 버터를 더 발라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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