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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hen May 15. 2020

오랜만에 시를 썼다.

제목: 뿌리의 마음

아주 오랜만에 시를 썼다. 그리고 보름이 지났다. 스승께 드리기 위해 썼던 것이었다.




뿌리의 마음



잎은 알지 못한다.

거친 땅을 파고드는 뿌리의 고된 마음을

바위의 날에 부딪혀 패인 상처의 고통과

흙 사이 비좁은 틈을 찾는 애타는 마음을


잎은 알지 못한다

대지의 심장에서 물 깃고, 양분 담아

저 먼 가지 끝 제게로 보내려는

땅 속 뿌리의 간절한 마음을


뿌리의 마음은 볕 드는 가지 끝, 이파리로 이어져있다.

봄에는 담록의 약동하는 빛으로

여름에는 녹음의 강건한 기세로

가을에는 짙은 삶의 정취로


찬바람 이는 이슥한 겨울이면, 

땅 속 뿌리는 애탄 마음으로

다시, 잎이 맺을 영광만을 생각한다

뿌리의 마음은 늘 잎을 향해 있다.


잎은 안다.

제 빛이 뿌리의 마음이 맺힌 것임을

여린 마음에 청년의 꿈을 품고,

자신의 빛깔로 세상에 자리하는 삶이

뿌리의 마음에서 시작된 것임을.

(202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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