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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hen Sep 01. 2022

다시 쓰기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쉽지 않은 8월을 보냈다. 그리고 9월을 시작했다. 8월의 연장선에서 시작한 9월의  날도  유쾌하지는 않다. 평소의 나라면, 흘려들을 말조차 곱씹고 있으니까.  사람들 정말 내게,   삶에 정말 유익한 사람일까, 라는 결코 과거에 내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질문으로 올려놓지 않은 질문을 올려놓고 있다. 각자의 삶에 이유가 있기 때문에 내가  식대로 생각해 평가하고, 고쳐야 한다 생각으로 크게 관여할  없고,  역시도  이유에 따라 살면 그뿐이었던 시간들과 너무나 차이가 있다.


무엇인가 지금 화를 내고 있는, 지금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핑계를 만드는 것을 보면, 약간 게을러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것이 아니라 스스로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려는 생각으로 일상을 채우는 것 같다는 그런 생각 말이다.


정말,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나 옳지 않은 방향으로 내가 나를 이끄는 것 같다. 그래서 삶을 이끌어왔던 오래된 습관들을 다시 생활에 올려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너무 편한 것들을 좋아했던 것 같다. 편한 것은 많은 부분이 내게 게으름이었던 것 같다. 생활의 서사가 너무나 많이 비었고, 서사가 빈자리에, 곧 성실함이 모자라진 생활의 자리에 이런저런 잡음이 들어왔던 것 같다. 나의 방향성, 나의 열망, 내 삶의 중요성에 대한 바깥의 평가들이 촘촘함이 없어진 생활의 공간에 들어왔던 것이다.


내 삶을 오랫동안 방치해둔 것 같다. 이제 그것을 다시 떨쳐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바깥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바깥의 바람이 내가 앞으로 가는 방향 뒤에서 가볍게 내 걸음을 경쾌하게 할 수 있도록 힘을 길러야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생활을 다시 촘촘하게 만들어야겠다.


화내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화낼 필요 없는 일들에 지금의 나는 너무 화를 많이 내고 있다. 모든 것들에는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것에 하나하나 반응하다 보면, 내 삶의 주도권을 잃게 된다. 다시 지금부터 화내지 말자 그렇게 다짐한다.


그리고 틈틈이 다시 글쓰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오랫동안 글쓰기는 나를 타자화 하기 위한 몇 안 되는 수단이었다. 나를 바깥에 두지 않는 때부터 너무나 큰 자기 연민이 스산한 바람처럼 내 생활에 자리했다. 그것이 모든 것을 원하지 않은 방식으로 바꾸어 놓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글을 쓰면서 이따금씩 나를 내 바깥에 두려고 한다.


9월이 끝나는 때에는 스스로 나를 다시 깨우고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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