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의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when Oct 12. 2022

아침

11년 전의 글

다 늦은 저녁,  이제는 잠에 들 시간 아침을 이야기한다. 아침은 내게 행복이며, 새로움이다. 나의 아침은 새벽의 어둠에서 아침의 빛으로 전화되는 당연함인 동시에, 어제가 남긴 피로가 오늘의 활력으로 전화되는 변태의 기적이다. 새벽의 선선함이 얼굴에 닿을 때면 나 스스로가 새로 쓰이는 일기 자체가 되는 그 느낌은 일상의 기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교 2학년 시절, 어느 노교수님의 말씀처럼 따뜻한 커피에 정신을 깨우며, 커튼을 젖히고 온 세상의 찬 새벽을 온몸으로 끌어안는 환희의 순간이다. 그랬다. 그때는 아침의 일상을 어떤 모습의 어제가 되기 위한 시금석으로 삼기 위해 그 환희를 손에 쥐려는 척했다. 어린 마음이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추억이었으리라.


그러나 그것은 내 인생의 방황과 방황하지 않음이 만나는 조우의 장소이며, 나를 꿈꾸게 하고, 외롭게 했던 추억의 시간이다. 혼돈의 시간이었음을 잊을 수 없다. 괴로워했고, 울었으며, 웃었으며, 애써 잠에 들었다. 이제는 잊힌 계절의 기억과 같은 아주 오랫동안 잊혔다가 가끔 생각나는 기억일 뿐이지만, 그 시간이 현재의 8할의 나를 만들었다.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새벽과 아침의 시간이지만, 감정만은 일상적이지 않은 것은 삶의 새로움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르며, 그래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오늘도 언제고 새롭고 행복한 아침의 시간을 어김없이 맞이했다. 내일은 어떨지 모를 일이다. 다만, 언제 어디서나 아침을 감사해야 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내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침을 맞이하여야겠다. 그리고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

2011년 10월 12일 아침에 대해서 기록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Unknowability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