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일기

치티치티뱅뱅

오늘의 착장

by somewhen

얼마 전 빈티지샵에서 랄프 로렌의 카모 치노팬츠를 들여왔다. 언젠가 왜 출시 했는지, 왜 구매 하는지 모르겠는 상품 중 하나로 소개된 페이지를 본 적이 있던 바로 그 제품이었다. 가끔 그런 것들이 눈에 밟히는데, 이 바지도 측은하게 느껴져 그렇게 손에 들려져 집에 온 제품이었다.


이런저런 조합을 생각하며 입을 수 있겠다 생각하며 득템한 것이라고 속으로 외치며 구매했다. 그러나 상상하던 조합에서 이 바지가 계속 쉼표가 되고, 말줄임표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함께 입은 옷들을 최대한 단순한 것으로, 그러나 색은 너무 심심하지 않게 해서 이 바지가 마침표가 되기를 소망 했다. 그러나 마침표를 찍는 일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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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런스로 삼을만한 이미지를 찾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획의도를 생각하며 숱한 사람들이 고민한 끝에 만들어냈을 공식적인(?) 착장 이미지조차 두근거리게 하지 못했다. 결국 답이 될 만한 것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답이 정해진 것은 아니고, 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생각도 어디까지나 그 자신의 것에 불과한 것 아니겠는가. 갈아입고 얌전하게 집을 나설까 생각하며 살짝 망설였지만, 그대로 현관문을 나섰다.


얼마 전 이효리 가수가 졸업 축사에서 자신보다 나은 사람이 가르침을 주기를, 그래서 자신의 삶이 조금은 수월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자체를 버리라고 이야기하고 ‘치티치티뱅뱅’을 신명나게 부르던 장면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내게서 머뭇거리게 할 필요는 없지만, 이효리 가수의 말처럼 인생은 독고다이 아니던가. 독고다이로 사는 인생이란 제 멋으로 사는 삶 아니겠는가.


치티치티뱅뱅을 켜며 흥얼거리며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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