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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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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hen Feb 16. 2024

치티치티뱅뱅

오늘의 착장

얼마 전 빈티지샵에서 랄프 로렌의 카모 치노팬츠를 들여왔다. 언젠가 왜 출시 했는지, 왜 구매 하는지 모르겠는 상품 중 하나로 소개된 페이지를 본 적이 있던 바로 그 제품이었다. 가끔 그런 것들이 눈에 밟히는데, 이 바지도 측은하게 느껴져 그렇게 손에 들려져 집에 온 제품이었다. 


이런저런 조합을 생각하며 입을 수 있겠다 생각하며 득템한 것이라고 속으로 외치며 구매했다. 그러나 상상하던 조합에서 이 바지가 계속 쉼표가 되고, 말줄임표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함께 입은 옷들을 최대한 단순한 것으로, 그러나 색은 너무 심심하지 않게 해서 이 바지가 마침표가 되기를 소망 했다. 그러나 마침표를 찍는 일은 쉽지 않았다. 




레퍼런스로 삼을만한 이미지를 찾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획의도를 생각하며 숱한 사람들이 고민한 끝에 만들어냈을 공식적인(?) 착장 이미지조차 두근거리게 하지 못했다. 결국 답이 될 만한 것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답이 정해진 것은 아니고, 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생각도 어디까지나 그 자신의 것에 불과한 것 아니겠는가. 갈아입고 얌전하게 집을 나설까 생각하며 살짝 망설였지만, 그대로 현관문을 나섰다. 


얼마 전 이효리 가수가 졸업 축사에서 자신보다 나은 사람이 가르침을 주기를, 그래서 자신의 삶이 조금은 수월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자체를 버리라고 이야기하고 ‘치티치티뱅뱅’을 신명나게 부르던 장면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내게서 머뭇거리게 할 필요는 없지만, 이효리 가수의 말처럼 인생은 독고다이 아니던가. 독고다이로 사는 인생이란 제 멋으로 사는 삶 아니겠는가.


치티치티뱅뱅을 켜며 흥얼거리며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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