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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無我)

있는 그대로.

by 행복을 그리다

여기, 이 순간.

오직 이 순간뿐이라는 강한 자각만이 나를 이곳에 단단히 뿌리내리게 하고,

다른 무엇도 끼어들지 못하게 한다.


나는 본래 무엇인가?

생각이 나인가, 마음이 나인가?

생각하는 자가 나인가, 아니면 이 몸이 나인가?

그러나 ‘나’라는 것은 없다.


무아(無我),

그저 인연따라 왔다가 갈 뿐.

특정하여 ‘나'라 할 것이 없다면,

돈과 명예, 사랑과 건강, 그리고 이 몸마저도

무엇이 그리 중요하겠는가.

한낱, 영원하지 않은 순간일 뿐.


만일 목숨을 끊어버린다면,

돈도, 건강도, 명예도, 사랑도

한순간에 사라지고 만다.

그렇다면 목숨이 가장 소중한가?

그 또한 아니다.

누구나 죽고, 누구나 소멸한다.

결국 사라질 것을

그토록 붙잡고 고통스러워할 필요가 있을까.


이 생이 힘들다면,

그저 그러한 인연임을 알고 힘들어라.

아프다면,

그저 그러한 인연임을 알고 아파하라.

가난하면 가난을,

슬프면 슬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라.


부자이고, 건강하고, 행운이 가득한 사람이 부러운가?

그러나 그것 또한 분별일 뿐.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어느 것 하나 나누지 않고,

생각으로 가르지 않고,

무언가를 바라지도, 떨쳐내려 애쓰지도 않을 때

비로소 깊은 평온과 자비가 깃든다.


그렇다.

분별하지 않으리라.

나누지 않으리라.

애써 바라지도, 애써 싫어하지도 않으리라.


만사는 마음속 작은 파도에 불과하다.

조금 더 멀리서 바라보면,

더 크고 깊은 바다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 모든 것을 그저 조용히,

처연히 바라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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