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적니] 영화를 보다가 문득

시댁 은따

by 준익

친구의 생일 알림이 뜨고 프로필 사진이

업데이트되었다.

예쁘게 차려진 음식 앞에 시댁 식구랑 다정하게 찍은 모습을 한참 동안 보다가 톡을 했다.

"**야! 생일 축하해. 행복한 모습 보니 나도 좋네. 건강하게 지내고 시간 날 때 한번 보자.^^"

친구는 답으로 고마움을 표시했고 받은 선물이라고 예쁜 가방도 자랑했다.


생각해 보니 시댁에서 내 생일을 챙겨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시댁식구를 싫어하는 친구들이 몇 명 있지만 그래도 생일 정도는 꼭 챙겨 받는 것 같은데, 난 왜 그런 서운함을 표시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처음부터 챙기지 않았기에 그런 날이

없는 듯 자연스럽게 지나간 것 같다.

솔직히 생일은 챙겨주는 것이지 챙겨 달라 하기엔 민망한 날이다.

그래서 시댁에서 챙겨주는 지인의 생일파티는 늘 부럽고도 속상한 기분만 다.


시아버지 장례가 끝나고 뜬금없이 시댁 밴드에 초대가 되었다.

그동안 안 했던 안부와 기념일이라도 챙기려는 걸까?

반갑지 않았지만 거절버튼은 누를 수 없어 수락했다.

둘째 시누이는 곗돈을 자기 통장으로 부치라는 뭐라도 된 양 이것저것 설명하며 아버지 49재 디데이도 올렸다.

돌아가시고 나니 갑자기 효녀가 되었나? 기억하자는 의미라 나쁘지 않아 좋아요도 눌러줬다.

시아버지는 납골당에 모셔놓았기에 그런 날은

한 번쯤 만남을 가져도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30일쯤 지나니 갑자기 49재 디데이가 사라졌다.

그러면 그렇지.

안 하니만 못 한 완장질이 한심하게만 느껴지는

실없는 사람이었다.

49재는 우리 가족만 다녀왔다.


요즘은 톡이나 밴드에도 알림이 가고 기념일 인사정도는 챙겨줄 수 있게 되어있다.

남편의 생일에는 어김없이 축하 메시지가 뜬다.

"오빠(동생아) 생일 축하해."

시누이들은 남편의 생일은 챙기면서 내 생일엔 조용했다.

"괜찮아. 그깟 생일인사받으면 뭐 해!"
라고 쿨하게 생각해도
"하나밖에 없는 며느리 생일 챙겨주기가 그리 힘든가."

라는 이중적인 생각도 든다.

그래도 늘 기억하고 챙겨주는 남편이 있기에

그리 서럽진 않았다.


오래전부터 시누이들과 절연하기로 마음먹은 사건이 있었다.

형님(누나) 집에 초대를 받아 시어른들을 모시고 방문을 했다.

아주버님이 그 지역 큰 회사에 다니는데 3교대 근무를 한다.

아파트 전체가 직원들 가족이어서 각기 다른 시간대 밤낮이 바뀐 가정들이라 더욱 조심을 하는 모양이다.

도착해서 이곳저곳 구경도 하고 서로 안부도 묻고 하는데 아래층에서 올라오더니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잠시 후 막내 시누이가 오지 않은 둘째 시누이랑 통화를 하면서

오빠네 식구들 방금 왔는데 밑에 층에서 시끄럽다고 올라왔잖아. 오빠네는 아파트 안 살아봐서 모르나 봐.


그것도 내가 앉은 바로 앞에서 당당하게 이야기하는데 어이가 없었다.

자신도 아파트에 살지 않았고 언니집에 얹혀사는 입장에서 참 못되게 말했다.

아파트에 살진 않지만 층간상 조용히 해야 하는 건 누구나 안다.

그게 우리 식구가 온 탓일까.

남들이 집 운운하며 비교를 해도 속상한 일인데

초등학생 보다 못 한 덜 떨어진 사람이 가족이란 게 안타까웠다.


결정적인 건 막내 시누이가 막내아들을 잡고 소리를 친 일이었다.

"너 왜 남의 휴대폰을 만져."
" 제가 안 만졌어요."
"네가 만졌잖아. 한 번만 더 남의 물건 건드리면 가만 안 둘 거야!"

하고는 슬라이드 폰을 고무줄로 칭칭 감더니

장롱 위에 올려놓았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아들이 자기 폰을 함부로 만졌다고 하고선 휙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속이 상해 아들을 붙잡고 왜 만졌냐고 다그치니 모르는 일이라고 소리를 질렀다.

호기심에 건드려볼 수 있을 것 같아 타일렀지만 서럽게 울기만 했다.


시누이들이 가고 주변 정리를 하고 있는데 시아버지가 내게 물었다.

"**(막내시누이)이 휴대폰은 신형이더라.

엄지로 올리니까 쓱 밀리는데 그런 거는 어디서 사야 하냐?."


**말문이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