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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다
음력생일을 한다고요?
옛날사람
by
우아옹
Aug 1. 2023
나는 79년생이다.
빠른 80인 친구들은 농담으로 '우린 시대가 달라'라며 선을 긋는다.
90년 대생들과 일하는 요즘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옛날사람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를 옛날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또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생일이다.
회사 공유캘린더에 가입하면서 내 생일이 자동으로 공유되었다.
"복직 바로 전에 생일이셨네요~"라는 후배의 말에 "응, 음력생일이라 진짜는 다음 달이야"라고 말하고 아뿔싸 했다.
"음...... 력이요?" 하는 후배의 눈에 '옛. 날. 사. 람.'이라는 눈빛을 나는 보고 말았다.
사실 나도 요즘사람처럼 양력생일을 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다.
푸릇푸릇한
20대 시절.
대학동기들은 매해 바뀌는 내 생일이 번거롭다며 양력생일을 적극 권장했다.
그때는 음력생일하는 친구들도 몇 명 있어서 몇 년 하지 못하고 흐지부지되어 다시금 매해 바뀌는 생일을 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며칠 전부터 문자로 [귀하의 생일을
축합니다]라는
의미 없는 축하 메시지가
띠릭띠릭 오고 있다.
음력생일하는 나는 '아무 날'아닌 날에 날아오는 축하를
빙자한 홍보메시지에 익숙하다.
최근에는 카톡에서 생일을 알려줘서 그런지 양력생일에 축하 메시지를
많이 받고 있다.
그럴 때면 음력생일을 하는 옛날 사람이라고 커밍아웃을 하거나 그냥 양력생일을 인정하고 고맙다고 하기도 한다.
설명하기가 번거롭기도 하지만 음력생일을 알고 있는 지인은 왠지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해서 나름 두 번의 생일을 즐기고 있다
.
여전히 카톡 알림에도 굴하지 않고 음력생일에 꼬박꼬박 연락해 주는 친구들이 있어 옛날사람으로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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