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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옹 Nov 26. 2023

신데렐라 유리구두를 찾아라

1년 후를 상상하며


예쁜 드레스에 꽃마차를 타고

일 년간 오프라인으로 함께했던 보고픈 동기들 만나고 왔다.

잘생긴 왕자님과 아름다운 음악에 연신 춤을 추고 온 듯 황홀했다.


"엄마 배고파요"

아침에 눈을 뜨니 현실로 돌아온 신데렐라


9시 10분에 약속이 있는 큰아이 일정에 늦잠이란 용납되지 않았다.

쌀을 씻고, 주섬주섬 냉장고를 열어 스캔에 들어갔다.

집안일에 며칠 소홀해진 덕분에 냉장고는 깨끗하다.

'오홋 저건 뭐지?'

못 보던 포장용기가 보인다.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가슴이 설렌다.

"심봤다"

한 끼 딱 좋은 영롱한 자태의 김밥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왜 감사인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김밥 하나에 감사함이 몰려왔다)

마음속으로 연신 감사인사를 하면 계란물을 풀었다.

이젠 요리사 맘대로 요리가 시작되었다.

뚝딱! 한 끼가 해결되었다.


그냥 김밥에 계란물을 입혔을 뿐인데 새로운 요리가 완성되고 삼 남매의 환호를 듣게 되었다.


1년 전 글이라는 걸 처음 써 보았던 나는

어제 "100편 쓰신 작가님 손들어 보세요"라는 말에 당당히 손을 들고 200명이 넘는 글동무분들의 환호를 들었다.


1년 전 오프라인 강의에서 처음 뵙던 동기 작가님이 글을 잘 보고 있다며 따뜻한 글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일 년 전 내 모습을 기억해 주시고 내 글을 읽어주시는 마음에 울컥 눈물이 날 뻔했다.


사실 100편을 채우기에 급급하고 필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이 마음에 가시처럼 걸려있었다.


한 번에 성장할 수는 없지만 지난 1년처럼 조금씩 내 방식대로 확언하며 나를 보듬다 보면 1년 후 다시 만난 글동무들에게 또 다른 환호성을 들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꽃마차를 타고 아름다운 성에 입성한 신데렐라가 그 성안에서 아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계란물 하나에 맛스러운 음식으로 변신한 김밥처럼

마음속에 걸려있는 나의 조급함이라는 가시가 성장의 끝이 아니고 시작이 될 수 있도록 마음 단디 먹고 전진해 보기로 한다.


일 년 뒤

어제 함께한 모든 글동무분들이 서로에게 환호성을 해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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