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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 넘어 처음 해보는 일

브런치 스토리 팝업 전시

by 우아옹

갈까 말까

천 번은 생각했다.


숙직을 하고 얻은 휴가

아이들 일정 때문에, 가족행사 때문에 냈던 휴가가 아닌 오로지 날 위한 귀한 시간

지하철에 앉는 순간까지 가는 게 '나에게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브런치작가님이세요?"

"어..ㄴ..에"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어색한 호칭에 어버버 하는 사이에 나는 작가들에게만 준다는 카드를 만들기 위해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며 관람을 하고 있었다.

나 역시 그 인파에 어색하지 않은 척 묻혀 슬렁슬렁 관람을 했다.


황보름작가님의 조언이 마음에 작은 돌멩이를 툭 던졌다.

내가 되고 싶은 건 뭘까?

현실에 대한 탈출구로 조급하게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관람하면서 수많은 생각들이 어지럽게 지나간다.


오늘 내가 이곳에 와서 얻은 것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지만 분명하게 있다.


흐릿한 그것이 무엇인지 이제 명확히 하고 싶다.





난 내성적이고,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은 잘 못한다.


이건 누가 정한 거지?

나였다.

그럼 다르게 정의할 수 있는 것도

나구나!


이 나이 먹도록 음식점에서 혼자 밥 먹은 것도 못했던 나는

지금 롯데리아 창가에 혼자 앉아 우걱우걱 햄버거를 삼킨다.

그리고

곧 나가서 커피도 한잔 드리킹 할 예정이다.


이렇게 시나브로 난 성장하고 있다.






울퉁불통 인생길

어제는 깊은 구덩이에 빠져있었는데

오늘은 잠깐의 용기에 볼록한 곳에 올라와 하늘을 볼 수 있다니

인생 참 즐겁다.


행복은 내 마음의 다이얼을 살짝만 돌리면 고맙게도 기다렸다는 듯이 찾아와 준다.



마흔 넘어 나 자신에게 질문하는 것을 알게 되고, 즐거워졌다는 것이

아이가 처음 한 발짝 한 발짝 걸음마를 뗀 거처럼 마냥 신기하다.


우아옹 이젠 팔짝팔짝 뛰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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