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양반이 고깃간에 가서
"어이 백정놈아 고기 한 근 다오~"했다.
잠시 후 또 다른 양반이 고깃간에 와서
"여보게 주인양반, 고기 한근만 주시겠소~"했다.
잠시 후 두 양반은 고기 한 근씩을 받아 들었다.
그런데 둘 다 한 근인데 양은 2배로 차이가 나는 게 아닌가.
첫 번째 양반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따지니
고깃간 주인이 말했다.
"당연히 다르지요, 손님은 백정 놈이 썬 고기고 이손님은 주인양반이 썬 고기인데 어찌 같겠습니까?"
어릴 적 교과서에 나왔던 일화였던 거로 기억하는데 아직까지도 자주 생각이 난다.
오늘도 쉴 새 없는 부름을 받고, 쉴 새 없이 의미 없는 일을 하면서 진짜 해야 할 일은 뒷전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쉴 새 없이 가지고 간 결과물은 또다시 퇴짜. 퇴짜. 퇴짜를 맞았다.
"여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뭐 했냐"는 말을 콤보로 받고 보니 출근 전 최대치로 수양하고 온 마음이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또다시 스르륵 무너져 버렸다.
그렇게 삼고초려(?)해서 패스된 서류를 그다음 상사에게 가져갔다.
"그래, 수고했다. 네가 해온 건 안 봐도 잘하는 거 알지"하면서 서류는 보지도 않고 한마디를 더하신다.
"내가 너네 고생하는 거 다 안다"
그냥 고생한다는 그 말 한마디에 하루종일 고구마를 통째로 삼킨 거 같던 마음이 뻥 뚫린 고속도로처럼 시원해졌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거칠거칠한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어 보들보들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따뜻한 말 한마디로 매력부자가 될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
나이 들수록 온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