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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옹 Nov 22. 2024

20] 눈에 치약이 들어갔다

2024.11.22.금요일

세수를 하고 양치를 위해 치약을 짜서 칫솔을 쓰윽 문지르는 순간 치약 한 방울이 눈으로 튀어갔다.

으악.

하얀 눈밭에 얼음덩어리가 떨어진 듯 시원한 따가움이 느껴졌다.

분명 눈이 아팠다.

그런데 머리에 떠오른 생각은 그냥 둘까였다.

이미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여 물로 닦아내는 손이 아니었다면 쿨하게 양치를 하며 돌아 나오는 나를 발견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는 건

귀찮음일까?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적어진 걸까?


예전에는 작은 상처에도아프다는 걸 느끼고 약을 발라 치료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우선순위가 내가 아닌 아이로 바뀌면서 조금 아프고 조금 불편한 건 참고 넘어가게 되었다.

내가 조금 아픈 거보다 당장 해야 할 일을 먼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익숙해지다 보니 점점 나의 감정은 소멸되었다.


상처가 생겼을때 바로 약을 바르지 않으면 더 아프고 치료가 더 오래 걸린다.

그걸 알면서도 왜 그러는 걸까.


물론 예전보다는 나름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지만


오늘은 그런 내가 좀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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