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도 태신삼석리단길로 바꿔볼까
<해발의 에피소드>
걸으면 포인트가 쌓여 기부할 수 있다는 같은 컨셉의 서비스가 등장했다. 식은땀이 났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전혀 알지 못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상대 기업에 무척이나 화가 났다. 그렇지만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이 먼저 앞섰던 게 사실이다. 당시 알고 지내던 한 기자분이 연락을 줘서 오히려 나 대신 화를 내며 대응하자는 의견을 주기도 하였다. 다른 얘기지만 참으로 든든하고 고맙고 소셜벤처 생태계가 자랑스러운 생각도 들었었다.
이후 더욱 많은 서비스가 등장했다. 크게 성장한 케이스도 있고 유사한 형태로 부가서비스나 이벤트 방식으로 운영하는 대기업 서비스도 있다. 모두 좋은 의미를 담아 메시지를 내보낸다. 건강 아니면 기부, 혹은 두 가지 모두이다.
야심 차게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여 등장했다 사라지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 브랜드의 관점에서 보면 브랜드 미션과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라미스 기준을 놓고 ‘있다. 없다’라는 평을 해본다면 현재까지 운영하는 서비스와 그렇지 않은 서비스로 구분할 수 있다.
빅워크 역시 힘이 없는 작은 조직이었지만 적어도 서비스의 미션과 서비스를 운영하는 멤버들의 마음만큼은 순수했다고 본다. 그렇기에 바퀴벌레처럼 버티고 버티며 조금씩 나아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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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를 칭하는 말이 있다.
망원동 망리단길, 송리단길, 이태원 경리단길, 경주 황리단길, 전주 객리단길.
외에도 더 많을 것이며 새로 생겨나는 곳도 많을 것이다.
사람들이 붐비게 되고 거리 자체가 예술이 되고 맛집이 많아 자주 찾게 되고 거리가 활기를 되찾고 경제활성에 도움이 되고 참 좋은 의미와 일들이 많다.
하지만 늘 모든 것에는 명과 암이 있기 마련이다. 리단길을 붙인다고 모든 곳이 브랜딩이 된 거리처럼 느껴질까?
골목상권의 본질을 망각한 체 부동산 목적의 수많은 리단길이 생겨나고 있다. 잠깐은 사람들이 네이밍을 보고 또는 마케팅 때문에 한두 번은 찾을 수 있으나 지속 가능한 콘텐츠가 없다면 오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실제 한때 사람으로 붐볐던 ~리단길 일부가 내림세고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도 언론을 통해 종종 듣기도 한다.
골목이 유명해져서 해당 지역의 소상공인과 시민에게는 당장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설계를 기반으로 해당 지역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지속 가능한 골목, 동네, 지역을 만들어 내기 위한 고민을 통해 준비해야 할 것이다.
지역과 골목의 특성에 따른 매력적인 요소가 있을 것이고 D&DPartment나 츠타야처럼 지역과 공간,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콘셉트와 공간의 경험, 소비자 메시지가 잘 구성되는 방식이 있을 것이다.
창업에 있어 본질을 지켜내고 기준으로 삼으며,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기준으로 소비자의 결핍과 이어졌을 때 우리는 비로소 브랜드의 핵심인 코어 벨류를 기능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소위 잘 나가는 네이밍을 붙이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벤치마크라는 것이 그대로 복제하는 것인지는 창업을 비롯한 많은 기획자, 디자이너 등의 수많은 제작자가 고민해볼 부분이라 생각한다….
카피캣과 경쟁 서비스는 매우 모호한 위치에서 가름 난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도 다르게 불린다….
목적과 핵심 타깃, 고객에게 주려는 핵심가치와 기능이 다른 경우에 우리는 '따라 했다'라고 하지 않는다. 형태는 같을 수 있고 비즈니스 모델도 유사할 수 있으나 형태만 가지고 똑같다고 말하기에는 내부의 수많은 요소가 존재하는 것이다.
2인자 전략으로 따라가는 방법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나 우리는 늘 지속 가능한 문제 해결이라는 창업가의 본질에 맞춰 우리가 하는 일을 점검하고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보다 우리 안의 핵심가치가 무엇인지를 지속해서 들여다봐야 한다….
해발의 피셜
-타인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브랜드의 핵심가치
-이름이 비슷하고 겉모습이 비슷하다고 사람들이 속지는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