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나를 용서하기로 했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by 오류 정석헌

정신분석의 선구자인 프로이트가 말한 정상의 기준에 따르면 사람은 ‘약간의 히스테리, 약간의 편집증, 약간의 강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정상이다. 즉 세상에 완벽하게 문제없는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의 문제는 다 가지고 있다. 그러니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부정할 필요가 없다.


그랬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후회할 걸 뻔히 알면서 타인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할 때도 있었고 가끔은 평정심을 잃고 방황할 때도 있었다. 사람들에게 유쾌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때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때 그 행동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후회도 많이 했고 자책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못난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게 될까 봐 부끄러웠다. 하지만 이젠 인정하기로 했다. 그런 나도 내 모습의 일부였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제 그만 나를 용서하기로 했다. 하루에 끝에 반성하면서 내일부터는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는 나 자신을 사랑하기로 했다.


니체가 그랬다. 지금 이 삶을 두 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노예 출신으로 훗날 철인 황제가 존경하는 위대한 철학자가 된 에픽테토스 역시 구체적 조언을 남겼다. 매일 밤, 잠자리 키스를 할 때마다 사랑하는 아이의 죽음을 생각하고 말한 것이다. 다소 지나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내일 아침 우리 아이가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보라. 인간의 유한한 운명을 생각한다면, 가족의 유대는 더욱 깊어지고 아이들의 실수도 더 잘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 뭔가를 강요하는 대신, 그 존재만으로 감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삶은 유한하다. 오늘이 내 삶에서 가장 젊은 날이다. 니체처럼, 에픽테토스처럼 유한한 삶을 생각하며 지금의 삶을 고맙게 여기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하루하루를 만들어봐야겠다. 누군가 내게 만일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지금 삶과 똑같이 살 것인가 묻는다면 기꺼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말이다. 눈앞의 놓인 과제들에게 내 인생을 다 내어 주기보다 좀 더 멀리 보며, 나를 더 아껴 주고, 틈틈이 나에게 즐거움을 선물하고 달콤한 휴식을 허락해야겠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자신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으며 늘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그것을 고치고 싶어 하는 당신은 지극히 건강하다. 잘못한 것에 후회하고 반성하며 내일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당신은 어떻게든 성장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더 이상 스스로 닦달하지 말고, 매사에 너무 심각하지 말고, 너무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다. 지금껏 열심히 살아온 당신은 충분히 그럴 만한 자격이 있으니까. 그리고 나는 그런 당신을 늘 응원할 것이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이번에는 용감히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느긋하고 유연하게 살리라.
그리고 더 바보처럼 살리라.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더 많은 기회를 붙잡으리라.
더 많은 산을 오르고, 더 많은 강을 헤엄치리라.
아이스크림은 더 많이 그리고 콩은 더 조금 먹으리라.
어쩌면 실제로 더 많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거리를 상상하지는 않으리라.

-나딘 스테어의 시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중에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브런치 응모 7번, 브런치 북 2회 탈락하고 깨달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