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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류 Apr 06. 2023

수료식 멤버 중 한 명이 단체 카톡방에서 나가버렸다

갈등의 시작

12명, 6 커플만 모여있는 단톡방에서 남자 H가 갑자기 방을 나가버렸다.


H는 연습실을 잡아주고 정작 연습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오늘 연습은 살세로 3명, 살세라 3명이 참여했고 그중 2 커플은 수료식 커플이었다. 나머지 2명은 각자 파트너 없이 연습에 나왔다. 어쩔 수 없이 살세로 1명과 살세라 1명은 오늘 하루만 커플이 되어 연습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단톡방에 1 커플씩 촬영한 연습 동영상을 몇 개 올렸더니 남자 H가 동영상을 보며 이런저런 코멘트를 날렸다.


'샤인 할 때 자신 있게 손 붙이지 말고 손 처리들 잘하세요.라고 비노선생님이 말할 듯.'

'분발들 하세요. ㅋㅋㅋㅋㅋ.'

 '스콜님 분발하세요.'

 

선생님의 코멘트도 아니었고, 얼굴 보면서 하는 말도 아니었고, 카톡 내용만 덩그러니 올라온 것이다. 얼굴 보면서 받는 조언도 때에 따라 기분이 상할 수 있다. 상대방이 원치도 않은 조언은 누군가에겐 충분히 오해하고도 남을 소지가 있는 것이다. 카톡 글을 가만히 지켜보던 수료식 반장이 한마디 거들었다.


'안 되겠어. 오늘 연습 나온 사람끼리만 방을 만들어서 공유해야겠음.'

'스콜님 분발하세요라는 글에는 댓글로 '이거 기분 나빠요.'라고 올렸다.


그걸 확인한 H는 '그럼 제가 이 방을 나가겠습니다. 연습하세요.'라고 한 후 나가버렸다. 다행인 건 전체 카톡방에선 나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봤을 땐 별 일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알 수 없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연습을 마친 저녁 식사 자리에서 H가 단톡방에서 나간 일이 회자되었다.


'이러다 H가 공연 안 한다고 하면 어쩌지?'라는 추측부터 '이제부터 대타를 구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염려까지. 당사자는 없는 상황에서 안 좋은 쪽으로 상상이 마음껏 날개를 펼치는 중이었다. 결국 총무가 나서서 이일을 수습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쪽으로 결론이 낫다.


사실 H는 오늘 자신이 연습실까지 잡아줬는데 고맙다는 표현을 듣지 못해 코멘트를 적은 것은 아닐까 싶다. 관심의 또 다른 표현을 달리 했을 뿐이었는지도. 코멘트를 던진 H는 선의로 했을 것이다. 좀 더 발전하라는 의도를 담아서. 한데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의도와는 달리 기분 나쁘다는 말을 들은 것이다.


이런 일은 종종 벌어진다. 수료식에 대한 부담감, 연습으로 쌓인 피로는 신경을 예민하게 해 순간적으로 마음과 다른 말이 튀어나가는 경우가 생긴다. 때론 예민함이 남 탓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충분한 연습을 하지 않아 호흡이 맞지 않음을 파트너 탓을 하기도 하고, 급기야는 파트너 교체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최악은 공연을 포기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일이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수료식 전까지는 이보다 더한 일도 생길 수 있다. 괜한 상상은 금물이다. 아무쪼록 앞으로 별 일없이 수료식을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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