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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류 Apr 08. 2023

스콜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지금 이 순간의 행복 찾기

이번 수료식 인원 12명 중 7명은 <라틴 속으로> 111기 멤버다. 수료식 인원 중 절반이 넘는 58퍼센트가 한 기수인 셈이다. 덕분에 첫 수업을 어색함 대신 친숙함으로 시작했다. 58퍼센트의 멤버를 수료식에 참여하게 이끈 사람은 '스콜'이다. 스콜은 사람들을 모으는 일을 즐거워하는 친구다. 요즘 수료식 덕분에, 같이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회사 일도 즐겁게 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단톡방에 이런 글을 올리기도 한다.


'공연은 뭐 모르겠고, 이렇게 같이 하는 게 너무나 재밌어서 혼자 맨날 흐뭇하게 보고 있어.'

'한 마디로 아이 좋아? 상태?'라고.


약 4년 전, 처음 111기에서 스콜을 만났을 때는 지금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매일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고 수업도 잘 나오지 않았다. 당시 회사는 구로공단, 집은 인천, 수업은 홍대. 집과 회사를 오가는 단조로운 일상을 깨보고자 시작한 수업이었는데 막상 참여했으나 재미를 찾지 못해서였을까. 지금과는 전혀 상반된 모습의 스콜이 내가 기억하는 초창기 모습이다.


지금은 완전 정반대다. 회사 사람들에게 살사를 적극적으로 권장해 직장의 살사화를 친히 시전 중이다. 112기부터 최근 117기까지 기수마다 한 명씩 회사 동료를 동호회에 투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제는 회사 내에서 살사 동호회를 구성할 정도가 되었다. 


'스콜이 쏘아 올린 작은 공' 하나로 111기 단톡방에도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또한 수료식 멤버들은 3년 전 처음 살사를 할 때의 열정을 되찾았다. 나와 내 파트너는 부상 투혼 중이고 인장과 솜솜은 체력 투혼 중이다. 바비는 요즘 일이 즐겁단다. 용인에서 홍대까지 매일 왕복하고 잠도 못 자는데 매일 신나 보인다. 스파는 매일 연습을 소집하고 장소를 대관하고 정산하는 번거로운 일을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을 카톡으로 전달받은 피나는 멀고도 먼 미국땅에서 이번 수료식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전해왔다. 또한 수료식을 하려다 발목 부상으로 깁스까지 한 닐은 수료식에는 참석하지 못하지만 온라인으로 응원을 힘껏 보내왔다.


이제는 서로의 걱정을 공유하는 사이가 됐다. 맨 앞에 섰을 때의 부담감, 생각보다 멀리 나아가는 자신의 몸뚱이, 공연 당일의 떨림에 대한 부담감. 아내의 공연을 위해 건강을 염려하는 가정사, 몰래 약을 챙겨주는 배려심, 심지어 잠꼬대까지.


곧 D-Day다. 오랜만에 111기가 다시 한 자리에 뭉칠 수 있는 날이 다가온다. 후회 없이 즐겁게 불태우고 또 하나의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아도 춤추고 싶다. 지금 열정을 쏟을 일이 있는 것, 지금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 지금 건강한 몸이 갖고 있는 것이 행복이다. 열정을 쏟을 일이 있다는 건 원하는 만큼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앞으로 더 행복한 시간을 같이 만들어 갈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건강한 몸이 있다는 건 그 모든 것을 조화롭게 유지해 나갈 체력이 있다는 것이다.


걱정을 오래 하지 말고, 오늘을 슬퍼하지 말고 내일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주어진 순간 행복하고 싶다.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이유들을 찾아 사는 것, 그게 현재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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