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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류 Apr 13. 2023

당분간 단톡방에서 못 나갈 것 같다

공연이 끝나고 단톡방의 수다도 끝났다

종착역에 도착한 기차가 멈추듯 공연이 끝나고 단톡방의 수다도 끝났다. 2개월간 매일 쉼 없이 이어진 수다가 뚝 끊어졌다. 매일 부푼 설렘을 안고 일어나게 했던 비타민이 사라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하루 평균 300개의 수다와 사진 그리고 영상이 올라오던 곳이었다. 그간 정이 많이 들었다.


수료식 반장이 마지막 인사를 올렸다. 이어서 중간에 발목 부상으로 깁스한 닐이 아쉬운 마음과 축하를 보내왔고 초창기 연습에는 매번 참여했지만 공연 용기를 내지 못한 아톰님의 소감, 수업 모두 참석했지만 직장 이직 문제로 공연을 하지 못한 한은님의 한 마디, 공연을 하지 않았지만 종종 들러서 큰 웃음을 줬던 완초님, 강도님, 쿨님, 안젤라님의 소감이 이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모든 소감의 마지막은 감사였다. 그러고 보니 공연이 있기까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이 있었다. 공연 연습 중간에 도우미가 되어주고 공연 당일 사진 촬영까지 도와준 주니형, 공연반을 위해 통 크게 음식을 쏘신 사천님, 오디션이 있음에도 시간 빼서 지도해 주신 밤비노쌤, 주철쌤. 헤어와 메이크업 도와주신 쌤들, 선뜻 대형홀을 내어주신 제시카님 그 밖에도 공연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준 클럽장 봉봉님, 각종 예약과 정산을 도맡아 해 준 반장님, 힘내라고 음료와 간식을 챙겨준 수많은 이들. 고마운 분들이 한두 분이 아니다.


공연은 수많은 이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무대에 서는 이와 무대를 만든 이들의 합동 연주다. 만약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는 이가 없다면 공연은 절대 이뤄질 수 없으니까. 당분간 단톡방에서 못 나갈 것 같다. 수업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추억이 이곳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사진과 영상뿐만이 다 가 아니다. 이제 더는 실시간 이야기는 하지 않더라도 이곳의 추억 속에서 당분간 머무르고 싶다. 공연 준비부터 글을 썼기에 더 애착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직접 경험하며 한 번, 글을 쓰며 두 번씩 마주하고 떠올린 장면들은 기억 속에 강력하게 각인되었다. 때문에 단톡방에서 정을 떼기가 쉬지 않다. 언젠가는 나도 방을 나갈 테지만 당분간은 여운을 느끼며 그날의 추억을 회상하고 싶다. 2023년 상반기 아름다운 추억 하나가 생겼다. 글로 간직한 이 추억은 절대 잊히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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