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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류 Apr 21. 2023

춤추기에 늦은 때란 없다

가끔 바보처럼 살아도 괜찮아

조금 더 볼륨을 높여줘 비트에 날 숨기게

오늘은 모른 척해줘 혹시 내가 울어도

친구여 그렇게 보지 마 맘껏 취하고 싶어

밤새도록 노랠 부르자


이 밤이 지나면 잊을게 너의 말처럼 잘 지낼게

가끔 들리는 안부에 모진 가슴 될 수 있길 어떤 아픔도 견딜 수 있게

소중했던 내 사람아 이젠 안녕


좋아하는 노래 <뜨거운 안녕>의 노래 가사 중 일부입니다. 8주 동안 살사와 뜨거운 열애가 끝나고 뜨겁게 안녕했습니다.


혹시 살면서 한 번이라도 무언가에 올인해 본 적 있으신가요? 만약 아직 없다면 올인해 볼 무언가를 꼭 찾아보길 바랍니다. 무언가에 올인해 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찐 감동이 있기 때문입니다. 달콤한 동화적 환상이 아닌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입니다.


저는 8주 동안 춤에 올인해 봤습니다. 춤은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하고 내게 이런 잠재력이 있었나 놀라게 하며 상상도 하지 못했던 다른 내가 되는 경험을 저에게 선물했습니다. 일상의 매너리즘에 사로잡힌 현실의 자아를 뛰어넘어 내 안의 가장 빛나는 힘이 무지개처럼 용솟음치게도 해주었고 ‘너는 해낼 수 없을 거야’라고 속삭이던 자기 안의 괴물과 마주해 마침내 싸워 이길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고작 춤 따위에서 무슨 그런 걸 느낄 수 있겠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생은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합니다. 그게 무엇이든 말이죠. 어떤 이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일에서 기쁨을 느끼고 어떤 이는 안정감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저도 가끔은 그렇게 삽니다. 그러나 인생은 한 번 뿐입니다. 그래서 종종 바보 같은 일, 쓸데없는 일, 의미 없는 일을 저지르곤 합니다. 무엇 때문에요? 하고 싶어서요. 그냥 그렇게 하고 싶어서요. 나중에 후회하기 싫어서요. 단지 그것뿐입니다.


저는 남들이 저보고 ‘바보 같다.’라고 해주면 이상하게 기분이 좋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잣대로 재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옳은 사람도 없고 절대적으로 바보인 사람도 없습니다. 자신의 기준에서 벗어나면 ‘바보’, 자신의 기준에 맞으면 ‘옳은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습니다. 바보는 행복합니다. 바보는 ‘왜 자신이 행복한가?’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보는 ‘왜 자신이 불행한가?’도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 바보가 행복한 것일까요?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렇고 싶다!’라고 마음으로 느끼고 움직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참 바보 같죠? 바보는 ‘그렇게 하고 싶어.’라는 아이 같은 단순한 욕망을 가지고 사는 것만으로 행복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한 결과가 성공인가 실패인가 관계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가장 높은 ‘가치’를 두기 때문에 바보는 행복합니다. 자신도 상대도 판단하지 않고 단지 하고 싶은 일을 하여 행복을 느끼는 바보가 많아지면 다툼도 사라져 세계가 바뀔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런 바보 중 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결국,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가 행복을 정합니다. 제게 춤은 소소한 일탈입니다. 가끔 내리는 단비기도 합니다. 소소한 일탈과 단비는 가끔 찾아와 무료한 일상의 탈출구가 되어 줍니다. 가끔 받는 선물이 더 기쁨을 주는 것처럼요. 춤을 시작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망설이는 지금도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오늘의 젊음이 평생 유지되진 않습니다. 내 인생 가장 젊은 날인 오늘, 춤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아무도 보고 있지 않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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