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벽 타기를 하는 이유
또다시 벽 타기가 시작됐다. 벽 타기는 카카오톡 내용을 하나도 빠짐없이 읽는다는 뜻의 전문 용어다. 123기와 124기의 연합 수료식 반이 만들어진 후부터 매일 아침 나는 벽 타기를 하고 있다.
123기와 124기의 연합 수료식은 총 18명이다. 9 커플이 발표회를 갖는 셈이다. 여기에 춤을 지도해 주시는 쌤(선생님, 이하 쌤으로 통일) 4분을 포함하면 총 22명이다. 라속(라틴 속으로 홍대 살사 동호회) 매니저, 홍보지기 그리고 총무까지 합해 총 단톡방엔 25명이 모였다.
모든 모임이 그렇지만 새로운 방이 만들어지면 초반 탐색전이 펼쳐진다. 어떤 사람들이 모였는지 프로필을 서로 클릭해 보고 프로필에 등록된 사진도 넘겨보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거기에 나름의 색깔이 더해진다. 주로 색깔이란 대화로 채워진다. 카카오톡이니까.
탐색전은 아침 7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잠들기 전까지 끝날 줄 모른다.
연합 수료식엔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걸핏하면 무언가를 추진하는 추진력을 가진 사람이 2명 눈에 띈다. 먼저 쑤리쌤이다. 쑤리쌤은 추진왕이다. 말만 하면(혹여 그게 빈말일지라도) 번개(갑자기 추진하는 즉흥적인 모임, 이하 벙개 혹은 벙) 리스트에 업데이트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추진될 때까지 지우는 법이 없다. 결국 지워지려면 반드시 번개가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다.
쑤리쌤이 추진왕이라면 정리왕도 한 명 있다. 반장 굿모닝님이다. 반장의 역할은 연습실 예약부터 공연(수료식)까지 인원 관리를 맡는다. 굿모닝님은 연습벙 인원 관리를 위해 미리부터 공지를 올려 대화의 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수업 중간중간에도 파이팅! 우리는 할 수 있다를 외치는 에너지 여왕이기도 하다. 더욱 대단한 건 굿모닝님은 부산에서 서울로 온다는 점이다. 연습날에도, 수업날에도 그리고 번개가 있는 날에도.
단톡방이 만들어진 뒤 현재까지 벙벙벙 리스트다.
현재까지 벙벙벙 리스트 ��� by 쑤리쌤
※ 수시로 업데이트 예정
※ 또 어떤 벙을 하면 좋을까요?
(언제든지 의견 추진 대환영)
1. 숏땅님 개봉 벙 (1/9일 완료)
2. 사격벙 (1/18 완료)
3. 종강 후 엠티(2월 24일~25일)
4. 데이지님 카페벙(파주-아레볼)
5. 기태님 연극벙
6. 명절벙
7. 찜질방벙
선물왕도 있다. 바로 종석님이다. 얼마 전 갈비뼈 부상을 입었지만 3주 차부터 수료식반에 합류했다. 그리고 선물을 심심하면 쏘신다. 오늘도 나른한 오후에 활기를 더할 이벤트를 해주셨다. 그는 산타가 분명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조금만 딴짓(사실은 본업인 일을 하는 것)을 하다 보면 수시로 단톡방이 300+가 된다. 그래서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들의 대화는 끝이 날 줄 모른다. 도대체 무슨 할 이야기들이 이렇게 많은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들의 대화를 관찰하는 그 자체가 재밌다.
무엇보다 에너지가 넘친다. 도대체 이 에너지의 근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나도 궁금하다. 이번 주에만 번개가 2개다. 목요일 정모, 토요일 정벙까지 합치면 3개라고 해야 맞다.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연습벙에, 먹방벙에, 카페벙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벙개에 참여하려면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수업 출첵이 공지가 올라왔다. 다음 주는 또 무슨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을지 나도 궁금하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도 벽 타기를 하고 있다. 궁금하다면 들어오시라. 대신 발표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