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이 설레는 이유
어떤 아침은 선물과 함께 온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다. 아침부터 선물을 받았다. 시간은 오전 9시 29분.
아침부터 선물을 나눠준 산타는‘기태’님이다. 카카오톡 선착순 게임이 한창 진행되던 중 우연히 단톡방 글을 확인했다가 득템 했다. 아침부터 이런 횡재가. 상품은 바나나우유다.
유튜브 <영국 남자>에서 어벤저스팀을 초청해 한국 음식을 대접한 적이 있다. 그날 준비된 음식은 김밥과 여러 음료들이었다. 외국에선 감히 상상도 못 할만한 맛을 지닌 한국의 음료. 특히 바나나맛 우유를 맛본 어벤저스의 스파이더맨은 극락을 경험한 표정을 지으며 이런 맛은 난생처음이라며 칭찬을 퍼부었다.
그렇다. 어벤저스의 스파이더맨을 사로잡았던 그 바나나우유. 맛에 반하고 한국에 반하게 된다는 바로 그 우유를 선물로 받은 것이다. 그래서 난 기태님한테 반해 버렸다.
선물을 받았으니 나도 뭔가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뭘로 할지 고민하다가 금빛 휘장으로 포장된 초콜릿계의 에르메스, 페레로로쉐를 나눠보기로 한다. 누군가가 받을 설렘을 담아서. 어제 인세 받은 기념으로. 나눔은 그렇게 전염된다.
선물을 받고 안 받고는 중요한 게 아니다. 나누고자 하는 그 마음이면 충분하니까.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전해지기 마련이니까. 사실 이 방에 있는 모두가 나에겐 선물이다. 사람이라는 선물. 누군가의 시에서 그랬던 것처럼. 사람이 온다는 건 그 사람의 일생이 오는 것과 같으니까.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당연하다는 생각만 있을 뿐. 누군가는 자신의 시간을 쓰고, 누군가는 감사를 전하며, 시키지도 않은 일을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 ‘관심도 돈 같은 거야, 낭비하지 마’라고 어느 영화에서 그러지 않았던가. 관심이 돈이라면 이들은 가진 돈을 몽땅 쓰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니던가.
문득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이유가 혼자서는 절대 찾아낼 수 없는 서로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주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방 사람들은 모두 각기 다른 모습으로 아름다운 존재다.
연합 수료식 단톡방엔 매일 따스한 관심이 넘친다. 봄 햇살 같은 정겨운 관심이. 그래서 매번 단톡방에 글을 꼼꼼히 확인하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기에, 궁금해서 이들은 계속 수다를 올리는 것일까. 이 온기를 계속 느끼고 싶어 단톡방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빨리 만나 연습하는 날이 기다려진다.
요즘 매일 아침이 설렘으로 눈을 뜨는 이유다. 수료식까지 아직 16일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