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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간 운동에 계속 실패했던 이유

무지는 무관심과 잘못된 신념을 생산했다

by 오류 정석헌


<<몸이 먼저다>> 책을 읽다 44년간 내가 운동에 계속 실패했던 이유를 발견했다.


왜 좋은지, 어떻게 해야 효과적인지를 잘 몰랐다. 그러다 보니 지루하고 재미없었다. 그러다가 한 번 리듬이 깨지면 돌아오질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운동과 몸에 관해 제대로 공부하고 싶었다. 호기심이 생겼다. 코치의 말이 자극이 되었고 관련 책을 사서 읽으며 공부도 많이 했다.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된다는 유홍준 교수의 말이 진리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이 자기 몸을 못마땅해하면서도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몸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결심을 지탱할 힘이 없는 것이다.
(몸이 먼저다, 6p)


실패 이유는 하나였다. 바로 무관심. 운동에 무관심했기 때문에 알려고 하지 않았고 알려고 하지 않아서 계속 무지했었던 것이다. 무지는 무관심을 낳았다. 무지는 잘못된 신념도 생산했다. 운동은 재미없어, 지루해라는 건 혼자만의 잘못된 착각이었다. 운동도 관심을 가지면 새로운 세계가 될 수 있단 걸 오늘 비로소 알았다. 운동에도 공부가 필요하단 것도 말이다.


시험을 치기 위한 공부는 지겹지만 살아가기 위한 공부는 재밌다는 걸 요즘 실감한다. 남이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그런가 보다. 남이 시킨 건 그렇게 하기 싫은데 내가 필요에 의해서, 스스로 하는 공부는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스스로 찾아서 하니 성취감도 생기고 차츰 재미도 생긴다.


어제 초등학교 친구를 만나 2년 만에 당구장에 갔다. 게임하는 1시간 동안 부단히 소파에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뜨면서 허벅지에 통증이 느껴졌다. 허벅지를 아프게 할 만한 일을 한 게 없는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어제 고작 1시간 당구 치면서 소파에 앉았다 일어났다 반복하는 것이 몸에겐 운동과 다름없던 것이었다. 20대라면 그게 무슨 운동이냐 할지 모르지만 44년 내겐 그것 조차 운동이라고 몸이 말했다. 그간 몸을 방치한 내게 미안해졌다.


오늘부터 시작한다. 나를 위한 몸 공부를. 책은 필요한 시간에 내게 왔고 필요한 것들을 계속 건네준다. 여태 독서로 생각과 마음을 단련했다면 이제는 몸을 단련할 시기가 된 것이다. 건강한 나로 다시 태어날 시간, 이제 몸을 챙길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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