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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난 음식 사진만 봐도 살이 찔까?

오늘부터 몸에게 건강을 선물하기로 했다

by 오류 정석헌

다른 사람들은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찌는데 왜 나는 음식 사진만 봐도 살이 찔까? 평소 내가 하던 고민을 나와 똑같이 하던 사람을 만났다. 정확히는 책을 만났다고 해야겠다. 저자는 나와 100퍼센트 똑같진 않아도 거의 유사한 경험을 한 사람이었다.



<<나는 질병 없이 살기로 했다>> 책에서 왜 내가 살이 안 빠지는지 이유를 발견했다. 2가지였다. 첫째는 나는 음식 중독자임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둘째는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대해 전혀 생각해보기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나는 폭풍 흡입하는 데는 태생적으로 박사급인데 반해 한 번도 ‘몸이 원하는 음식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었다. 고작 알고 있는 거라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미네랄 모두 중요하니 편식하지 말고 먹어라.’라는 정도였다. 비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적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건강한 음식보다는 좋아하는 음식들에 손이 먼저 갔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나는 음식 절제를 하지 못하는 뚱보가 됐다. 먹을 땐 행복했고 먹고 나서는 죄의식에 사로잡혔다. 살에 대한 죄의식은 점점 더 나를 옥죄는 삶을 살게 했다. 문제를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는 열등감은 기본이었고, 큰 사이즈 옷을 살 때마다 내가 원하는 디자인은 안 보인다며 한숨을 쉬기 일수였다. 여름날 해수욕장에 가서 옷을 마음대로 벗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결국 자책하는 인간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왜 나만 살이 빠지지 않는 것일까? 끊임없이 질문을 해봐도 해결책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나는 과거에 실패했던 것과 같은 똑같은 방식으로 계속 다른 다이어트를 찾아 헤맸다. 먹고 싶은 건 많지만 먹지 말아야 하는 고통스러운 다이어트 세계를 무한 반복했다.



그러다 최근 인생의 숙제라 생각했던 비만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욕구에 사로 잡혔다. 더 이상 약과 건강식품에 기대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보고 싶었다. 스스로 인정하는 문제를 내 손으로 해결하고 싶었다. 여러 사이트를 검색하다 좋은 책 한 권을 만났다. 책의 서문을 읽는데 한줄기 빛이 보였다. 이제 더 이상 실패 없는 다이어트를 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 첫 장만 읽었을 뿐인데 살이 빠지는 느낌까지 들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걸 안다. 발견했고 이제 알았으니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욕심내지 말고 하루에 하나씩 내 몸에 적용해보고 변화를 만드는 일만 남았다. 1년 후의 내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오늘부터 달라지기로 했다. 난 음식 중독자임을 인정하기로 했다. 여태 많은 실수를 했음을 인정하기로 했다. 내 몸에게 미안했다. 여태 이런 나와 함께 해준 것에 고마움도 느꼈다. 여태 수고해준 몸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해야겠다. 이제 몸에게 건강을 선물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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