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작은 오류 발견하기
나는 오류다. 왜냐하면 지난 삶이 모두 오류 투성이었기 때문이다. 해서 오류다.
지난 삶이 모두 오류투성이였음을 인정한다. 인정하기로 했다? 아니 진짜로 인정한다. 지난 선택이, 지난 삶에서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바뀔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누가 알려준 것일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삶의 오류를 발견한 건, 책 덕분이고, 메모 덕분이고, 글쓰기 덕분이다. 책을 읽지 않았다면, 메모를 하지 않았다면, 글을 쓰지 않았다면 삶은 여전히 오류에서 벗어나질 못했을 것이다.
책을 읽고 메모하고 글을 쓴다고 삶이 180도 바뀐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다. 달라진 부분은 많지만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삶을 받아들였다는 것, 남과 비교를 하지 않고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 매일 덜 틀려지기 위해 조금씩 노력한다는 것이다.
여전히 틀리지만 전보단 덜 틀린다. 여전히 오류를 범하지만 금세 오류를 발견하고 생각과 행동을 수정한다.
예전에는 전혀 찾아보기 힘들었던 부분이다. 1년에 2번 친구들을 만나는 데 만날 때마다 가끔 이렇게 얘기하곤 한다.
"책 때문이냐? 너 안 같아. 이상한데? 갑자기 질문이 많아졌네."
사람은 안 바뀐다고 하던데, 난 왜 바뀌고 있는 걸까? 왜 이런 이야기를 듣는 걸까? 지난 삶의 오류를 인정해서일까? 책을 읽어서 일까? 메모해서일까? 글을 써서일까? 아니면 전부일까?
뭐 하나를 콕 집어서 얘기할 순 없을 것 같다. 하나만 선택하기엔 너무 어려운 질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은 분명했다. 자신이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는 것부터 했으니까. 점심을 먹고 동네 산책을 30분 하다가 깨달아서 쓰는 글이다.
책을 읽다 보면 남의 이야기를 빌어 근사하게 글을 쓰는 작가들도 있던데, 글쓰기는 나랑 안 맞는다고 어느 점술원 선생님이 그랬는데, 네가 무슨 글을 쓰냐며 주변 사람들이 그랬는데, 이상하게 하지 말라는 건 더 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나는 나의 글을 써야겠다. 현재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일상에서 발견한 오류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일상의 오류 발견. 나는 매일 오류를 발견하고 오류를 수정하며 사는 중이다. 나의 오류가 누군가는 경험한 오류일 수도,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리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