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불행하고 싶다면 마음껏 남과 비교하자

정말로 자신 있는 사람은 자랑하지 않는다.

by 오류 정석헌

불행의 시작은 남과의 비교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와 같다. 남과 비교는 가지지 못한 것에 집중하게 만든다. 이는 끝없는 욕심의 쳇바퀴 속에 스스로를 집어넣는 것과 같아서 절대로 만족을 느낄 수가 없게 된다. 만족하지 못하니 행복감을 느낄 겨를도 없어진다.


우리는 태어나기 전부터 비교의 대상이었다. 엄마 배가 다른 임산부의 배보다 큰가 작은가라는 비교로 시작해 하나하나가 다 비교의 대상이었다. 태어난 이후에도 달라진 것은 없다. 체중이 남보다 덜 나가거나, 많이 나나거나, 얼굴이 예쁜지 미운지, 머리가 큰지 작은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든 것이 다른 유아들과 비교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어떤 정해진 기준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부모는 어김없이 근심을 시작한다.


비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2가지다. 비루해지거나 교만해진다. 남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이 비루해지는 감정을 느끼면 그것은 열등감이 되고 반대로 내가 남보다 낫다고 느껴 교만해지면 우월감을 느낀다. 열등감과 우월감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한때 인스타그램에 목숨 걸던 시절이 있었다. 하루에 1개씩 무조건 포스팅을 위해 없던 일도 만들어내고 없던 약속도 만들어내던 시절이었다. 어떻게든 '있어 빌러티'를 자랑하려고 했다. 스스로 불행하다 애써 증명했고 내가 더 잘 나감을 보이려 부단히 노력했다. 덕분에 얻은 건 아무 의미 없는 좋아요 개수와 나와는 일면식도 없던 팔로워 숫자였고 잃은 건 되돌릴 수 없는 시간과 돈이었다.


우리를 가장 깊은 우울로 떨어뜨리는 때는 언제일까. 그것은 내 삶엔 어떤 화려한 것도 없는데, 가까운 친구들의 SNS나 프로필 사진 등이 온갖 화려한 이미지들로 치장되어 있는 걸 볼 때일 것이다. 나의 일상은 지루하고 무료하고 평범하기 그지없는데 남들의 일상은 나와 전혀 다른 세계에 있다고 느낄 때일 것이다. 제주도, 일본, 동남아 그리고 이태원, 연남동, 청담동 핫한 카페 사진, 거기에 한 끼 몇만 원쯤 하는 훌쩍 넘을 것 같은 음식 사진 같은 것을 볼 때 급속도로 우울한 마음이 들고, 스스로도 어서 나도 그러한 ‘이미지’를 올려야 한다고 부추기게 만든다.


이런 이미지는 욕망을 자극한다. ‘나도 저기 가봐야 하는데, 나도 저걸 가져야 하는데’ 같은 욕망을 선동한다. 타인이 속해 있는 화려한 이미지, 특히 소비 위에 굴림한 현란한 행복은 무엇보다 우리에게 견딜 수 없는 소외감을 선사한다. 뭔가 나도 하지 않으면 왠지 소외될 것 같은 기분을 선물한다.


이미지로 전시된 자신에 대한 만족감은 일시적이다. 결코 지속 가능한 행복이나 기쁨을 주지 않는다. 그런 행복과 기쁨은 초콜릿이 주는 찰나의 단맛이나 도파민으로 인한 일시적 쾌감에 불과하다. 이런 일시적 만족감을 추구하면 추구할수록 갈증이 더 증폭된다.


인스타그램엔 절망이 없다. 인스타그램엔 불행도 없다. 그런 것들은 인스타그램을 벗어난 현실 세계에 존재한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을 소비한다. 어떤 이는 현실에서 동떨어진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돈과 시간을 바친다. 어떤 이는 그것이 만들어진 이미지인지 모르고 이미지를 좇다가 삶을 잊어버린다. 그렇게 스스로 박탈을 계속한다. 이 시대는 사람들에게 삶을 잊게 만드는 방법으로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우리 삶은 사진으로 찍었을 때만큼 화려하지 않다. 실제로 사진 한 장을 제대로 건지려면 적어도 사진 50장은 찍어야 겨우 한 장 건질 수 있다. 여행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포스팅을 올려도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않는단 사실을 알게 된 뒤로 잘못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정말로 자신 있는 사람은 자랑하지 않아.
열등감이 심하니까 자랑하는 걸세.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일부러 과시하려고 하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주위에 누구 한 사람 ‘이런 나’를 인정해주지 않을까 봐 겁이 나거든.
(미움받을 용기, P101)


태어난 이상 누구도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선택이란 것을 할 수 있다. 못 가진 것에 집중할 것인지,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할지를 선택할 수는 있다. 행복하고 싶다면 남과의 비교를 멈추고 내가 가진 것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남들에게 증명할 필요가 없는 내가 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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