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근잘근 버려진 다실(茶室)

비우기와 정리하기

by Kate

‘집에는 돈 말고는 쌓아두는 것이 아니다’라는 지인의 명언(?)에 꽂혀 시작한 집안 정리 프로젝트가 막바지를 향한다.


늘 나의 다실(茶室)을 꿈꿔왔는데, 나도 모르게 실행 순서를 바꿔 쉬운 길을 택한 것이 문제였다. 머릿속에 있는 다실을, 현실에서 먼저 채우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소소한 욕심들은 거대한 쓰레기가 되어 돌아왔다.

저 그릇은 다실의 문짝을 떼어먹었고, 이 물건은 다실의 몇 평은 잘라먹었으며, 맥락 없이 수북한 소품들은 집과 다실을 몇 시간은 더 멀어지게 했다. 아담한 다실 하나, 잘근잘근 부수어 쓰레기봉투에 밀어 넣는 참담함. 봉투를 꾹꾹 눌러 동여매며 마음을 다잡는다.

내 집에서 정리 중인데, 성당에서 고해하는 기분이다. 집에는 돈도 쌓아둘 것이 아니다. 채울 것은 오로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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