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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트쌤 Nov 03. 2022

아들과의 박물관 데이트

박물관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기


'엄마, 우리 국중박 가자'

'국중박이 뭐야?'

'국립 중앙 박물관. 이름이 길어서 오늘부터는 그냥 그렇게 줄여서 부를게'

 그날 이후로 국중박은 아들과 나 사이에 암호처럼 쓰이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학령기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다들 알겠지만 5학년 2학기부터는 사회교과서에서 다루는 내용이 한국사 이다. 초등 교과서에서는 한국사 내용이 많이 어렵지 않지만  중,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만만치 않은 역사 및 세계사 분량에 아이들이 공부하기 힘들어한다.

  7년 전까지만 해도 역사 때문에 학원을 다닌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중학생이 되면 기존 학원 스케줄에 역사논술 학원이 자연스럽게 추가가 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래서 난 아이가 5살이 되면서부터 국립중앙 박물관을 자주 데리고 다녔다. 역사까지 사교육을 시키기에는 너무 가혹한 거 아닌가 싶었다. 요즘은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박물관은 어린이 박물관이 잘 되어있고 시간별로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다.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에는 어린이 박물관과 같이 병행해서 데리고 다니고, 크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박물관의 유물 위주로 보게 되었다.


 우리 아들은 서울 시내에 있는 박물관은 정말 다 데리고 다녔을 정도로 안 가본 곳이 없다. 서울은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이 곳곳에 잘 되어있어서 일 년 내내 박물관만 주말에 데리고 다녀도 꽤 다닐 만할 정도이다. 엄마와 함께 박물관을 자주 다니면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에 관심을 보이게 되었고, 초등 교과서의 한국사는 이미 모르는 게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세계사를 공부하는 중이다.

오랫만에 꺼내 본 어릴때 박물관 갔던 사진들

 우리 모자가 국립 중앙 박물관을 제일로 꼽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고 잘 되어있는 박물관일 뿐만 아니라 박물관 3 층은 세계사 공부하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한번 가면 한국사와 세계사를 동시에 같이 공부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국립 중앙 박물관이다.  


 나 또한 개인적으로 학창 시절에 역사를 굉장히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는 편이라 역사 관련 책도 많이 읽는 편이다. 아이와 함께 박물관을 가면 따로 박물관 해설을 듣지 않아도 아이에게 설명을 해 줄 수 있어서 아이의 입장에서는 엄마와 함께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고, 나는 역사논술 학원을 따로 보내지 않아도 되므로 결과적으로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집에서는 박물관에서 관찰했던 유물들을 토대로 문제집도 풀고 보충이 필요한 경우에는 다시 책을 읽는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에 아이가 역사를 무조건 외워야 한다는 부담감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 게다가 국립 중앙 박물관과 전쟁기념관의 상설 전시장은 부담 없는 가격에 높은 수준의 전시회를 분기별로 하고 있어서 유료 전시회도 꽤 볼만하다.

중앙 박물관은 야간개장까지 갔었다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의 박물관도 각종 프로그램이 굉장히 잘 되어 있는 편이라 지방에 살고 있는 조카도 박물관 무료 프로그램을 종종 이용하는 편이라고 한다.

 역사는 범위가 너무 넓어서 시험 보기 전에 몰아쳐서 외우려 하면 성인도 못 외울 정도의 분량이다. 초등 고학년이 되면 미리미리 시간을 내서 이렇게 박물관을 활용해 보는 것도 아이가 역사를 지루하고 재미없는 과목이라고 인지하지 않도록 생각을 바꿔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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