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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트쌤 Oct 29. 2022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기

양육자의 독서습관이 영향을 미친다

 우리 아들은 독서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아이의 오후 일과를 고려해 일주일 중 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화요일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반납하고 또 다른 책으로 대출해오는 날로 아이와 요일을 정했다.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 때 전해 들은 바로는 반에서 학교 도서관이용하며 가장 책을 많이 읽은 학생이 우리 아들이라는 말에 엄마로서 뿌듯하긴 했다.  그리고 바쁜 내 오전 스케줄 중에 아이가 공공도서관에서 대출을 예약했거나 읽고 싶은 책을 빌려다 주는 일 또한 포함되어있다. 이게 은근히 귀찮은 게 내 나름대로 계획된 일이 있거나 다른 스케줄이 잡혀있는 날에 예약도서 찾아가라는 문자가 도서관에서 오면 그날은 발바닥에 불나도록 왔다 갔다 해야 한다. 하지만 엄마로서 사주지는 못할망정 다른 것도 아니고 책 빌리는 것까지 귀찮아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내 주변 사람들은 애가 책도 알아서 잘 읽으니 얼마나 좋냐며 우리 애는 책은 거들떠도 안 본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하지만 엄마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독서 자기 주도 습관을 만들어주는 건 생각보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주 양육자의 행동 패턴을 모방하면서 성장한다. 내가 책을 좋아하는 것도 분명 우리 아들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테지만, 꼭 엄마가 키우지 않더라도 주 양육자가 을 가까이하는 모습만 보여줘도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따라 하기 마련이다. 나는 아들이 어릴 때는 항상 아이를 옆에 끼고 책을 읽어줬지만 한글을 익혀 혼자 책을 읽을 수 있게 되면서부터는 애가 책을 읽을 때 나는 옆에서 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독서시간을 늘려갔다. 당연히 커 갈수록 책 읽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고, 아이의 관심사에 따라독서 분야도 폭이 넓어지게 되었다.

 별마당도서관 독서 강연회도 자주 가는 편이다

 물론 주 양육자가 독서를 죽기보다 싫어한다거나 우리 신랑처럼 책만 보면 졸린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난 개인적으로 이런 경우에는 아이가 책 읽는 시간만이라도 읽는 척이라도 같이 해주라고 조언하는 편이다. 제일 하지 말아야 하는 건 아이에게는 책 읽으라고 잔소리하면서 부모는 옆에서 핸드폰 보거나 TV를 보는 것이다.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일 년에 한 번도 안 보여주는데 혼자 알아서 책을 읽는 신통방통한 아이가 될 거라고 기대하는 건 확률적으로 극히 드문 일이다.  


 학부모님들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반 아이들은 학원에 와서 미주알고주알 나에게 다 얘기하고, 나 또한 아이들 편에서 아이들 고민을 잘 들어주는 편이다.

'선생님 우리 엄만 엄청 웃겨요. 엄만 하루 종일 집에서 핸드폰만 보고 있으면서 나한테는 맨날 공부하고 책 읽으래요.'

'맞아요, 우리 엄마도 똑같아요'

내가 우리 반 학생들에게 제일 많이 듣는 고자질(?)이다.  엄마들도 반성 좀 하셔야 하는 게 본인은 하루 종일 핸드폰으로 유튜브 보고 게임하면서 애들한테 핸드폰 하지 말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애나 어른이나 놀고 싶은 마음은 다 똑같다. 애가 책 안 읽고 공부 안 한다고 나무랄게 아니라 가정에서 책을 읽는 환경부터 만들어주는 게 우선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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