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미술관의 기획전 '화가의 아름다운 책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 화가들이 책 일러스트레이터로 참여한 아트북 전시회이다.
이 전시는 지난 주말 오전에 일찍 방문해서 보고 왔는데 도슨트 설명이 오후 2시에 있다고 해서 도슨트를 위해 이번 일요일에 한번 더 다녀왔다.
원래 화가들이 자신의 작품 활동에 집중하다가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 대전으로 인한 경제 공황으로 그림 판매가 수월하지 않게 되자 프랑스의 미술상들이 화가들에게 판화 작업을 제안하면서 시작된 것이 '아티스트 북'의 시초라고 한다.
그림은 비싸니 그 대안으로 프랑스 유명 미술상들이 당시 파리에 거주 중이거나 망명 중인 유명 화가들에게 문학작품의 일러스트를 의뢰하고 판화로 만들어 책으로 엮었는데, 애서가들을 위해 화가들의 일러스트가 수록된 문학 작품이 탄생하게 되면서 세월이 흘러 그 가치가 인정받게 된 것이다.
앙리 마티스
좌: 율리시즈 우: 재즈(컷아웃 기법)
앙리 마티스의 그림이 수록된 율리시즈는 예술사적 의미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리미티즈 에디션즈클럽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재즈는 말년에 암수술 후 붓을 사용할 수 없던 마티스가 컷아웃 기법으로 완성한 책이며, 강렬한 색채감과 서커스와 연극에 대한 마티스의 생각이 표현된 작품이다.
라울 뒤피
기욤 아폴리네르의 동물시집. 라울 뒤피가 목판화 일러스트에 참여한 작품
앙드레지드: 지상의 양식 & 자융의 양식
마리 로랑생
춘희와 가든파티 일러스트
마르크 샤갈
성경 드로잉
다프니스와 클로에
살바토르 달리
달리의 대표작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일러스트에서도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찾아볼 수 있다.
바르자 라바타
월리엄텔, 잠자는 숲 속의 공주 같은 고전을 콘서티나북으로 만든 바르자 라바타의 책. 픽토그램으로 일러스트 작업을 했다.
책 맨 앞표지에 어떤 그림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설명이 되어있다. 이 콘서티나 북은 전시 마지막에 만져볼 수 있도록 별도로 배치해 둔 책이다.
파블로 피카소
피카소가 말년에 도자기에 심취해 있을 때 많은 도자기를 만들었는데 자신이 만든 도자기를 그림으로 옮겨 놓은 작품이다. 그림을 그린 후 접시 모양 그대로 오려서 도자기의 유약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그림에 광택 처리를 한 후 부착해서 만든 작품이다.
아리스토파네스 : 여자의 평화
피카소의 오리지널 동판화 작품이 수록된 미국 내 유일한 책이며, 앙리 마티스가 작업한 <율리시즈>와 함께 리미티드 에디션즈 클럽의 주요 작품 중 하나이다.
르네 마그리트
<말도로르의 노래>에 판화 작업을 맡은 책. 르네가 판화작업을 한 몇 안 되는 책 중 하나.
겐지 이야기는 세계 최고의 근대적 소설로 인정받는 책이며, 일본 문화나 일본의 소설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작품이다.
겐지 이야기를 병풍책으로 만든 작품이고 당시 영주나 귀족등 상류층의 혼례지참용 책으로 금빛 종이에 화려한 색감으로 그린 겐지 이야기를 오동나무 함에 보관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앤디 워홀이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작성한 책
데이비드 호크니
피카소 전시회에 갔다가 영감을 얻고, 데이비드 호크니가 직접 일러스트에 참여한 작품. 전체적으로 피카소의 작품을 오마쥬 했으며, 특히 <기타를 든 노인>을 오마쥬한 그림이 인상적이다.
유명 화가들이 직접 일러스트에 참여한 문학 작품들을 실제로도 예술적 가치가 높아서 주로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거나 애호가들의 개인 소장품인 경우가 많은데 이번 전시회에서 한자리에 모여 모두 관람할 수 있었다.
위에 언급된 책 이외에도 훨씬 더 많은 아트 북이 전시되어 있었고, 2주 연속으로 방문해서 관람할 만큼 의미 있는 전시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