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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트쌤 Nov 12. 2023

도심 속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헌인릉에 다녀오다

매주 주말에는 집에서 가만히 있는 것보다 온 가족이 아이와 함께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낼까 여러 가지 궁리를 한다. 어린이 기자 활동을 위해서라도 기사 쓸 소재 거리를 항상 생각해야 하기도 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집에서 하루종일 가만히 무료하게 보내면서 게임이나 하고, 빈둥거리는 걸 보기가 싫어서 되도록이면 데리고 나가려 한다.


그 바람에 사실상 주말만 되면 항상 외출을 하기에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아들이 이번 주말에는 어디 갈 거냐고 항상 묻는다.

"내일은 선정릉 갈 거야. 선정릉 다녀오고 기사도 쓰자"

선정릉이 어디냐며 묻는 아이에게 어디일지 이름에 힌트가 있으니 잘 생각해 보라고 했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이 갑자기 헌릉을 가보자고 한다.

"거긴 어딘데? 선릉 말고 다른 데가 근처에 또 있었어?"

"서초구에 있잖아. 몰라? 국정원 근처에 있는데"

그래서 결국은 선정릉에 가려고 했던 애초 목적과 달리 헌인릉에 다녀오게 되었다.

서울에 위치한 왕릉들 중 성북구와 노원구는 집에서 너무 멀기에 같은 서울 안에서도 가는 데만 1시간 이상이 걸린다.(우리 집은 차는 집에 두고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선정릉에 다녀오려 했는데 남편이 서초구에도 있다고 해서 이번에는 헌인릉을 다녀왔다.


서울에 있는 대부분의 왕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헌인릉도 그중 하나이다.

도착 후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는데 매표소의 어르신께서 할인 대상 카드가 있는지 물어보셨다. 왕릉 관리소의 직원분들이 대부분 연령대가 있어 보이시는 걸로 보아 실버인력을 활용하고 있는 듯했다.

왕릉은 입장료가 인당 1000원씩 있는데 지역주민은 50% 할인이 가능하고 만 25세~만 64세까지만 입장료가 있고 나머지 연령은 전부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입장료가 있지만 크게 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니다.

입구로 들어가면 홍살문 뒤로 인릉의 정자각과 비각이 보인다.

인릉은 순조와 순원왕후의 합장릉으로 봉분 주변에 각종 석상과 석마 석호가 봉분을 에워싸고 있다.

이곳이 생태 보호 지역이기도 해서 잘 꾸며진 대모산 자락의 산책로를 통해 인릉을 관람한 후 반대편 자락으로 넘어가면 태종과 원경왕후의 능인 헌릉이 나온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영향으로 아들은 고려 후기와 조선 전기의 역사는 빠삭하게 알고 있는데 실제 태종과 원경왕후의 능을 보고 나니 아이가 더 신이 나서 재잘거린다.

헌릉은 쌍릉의 형태로 봉분이 나란히 놓여있는데 태종의 업적만큼이나 다른 왕릉에 비해 배치된 석물들이 두배로 많고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보물인 태종 헌릉 신도비가 이곳에 함께 위치해 있는데 1424년에 세운 최초의 신도비가 세월이 지나며 마모되고 임진왜란으로 훼손되어 숙종 재위기간에 다시 제작했다는데 이 두 개의 신도비가 나란히 보관되어 있다.

오랜만에 좋은 공기 마시면서 잘 꾸며진 산책로를 따라 산책도 하고 가까운 헌인릉에서 역사 공부도 하고 가을 정취를 만끽하면서 온 가족이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왔다.


#헌인릉 #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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