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구의 날이다. 그리고 어제 4월 21일에는지구의 날을 기념해환경부에서 주관하는 제15회 기후환경 주간 개막식에 아들이 미래세대 대표 어린이로 참석했다.
아들이 작년부터 탄소중립 실천에 참여해서 우수학생으로 두 번 선정되었고 5학년 겨울방학에는 동상을 받는 훌륭한 성적을 내어서 우리 집에서도 많은 칭찬과 격려를 해주었다.
그런데 2주 전쯤 기후환경 개막식에 참석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전화가 걸려왔다.
환경부 장관과 함께 어린이 대표로 개막식에 참석하는 자리인데 순위권 안에 든 학생 중에서 21일에 참석이 가능한학생을 섭외 중이라고 연락이 왔다.
아이에게 이런 기회가 흔하게 올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참석하겠다고 흔쾌히 답을 드렸는데 장관과 동반하는 자리라 그런지 절차가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아들은 개막식 무대에 직접 호명되어서 올라가기에 사진이 필요한 건 이해가 되었지만 주민번호까지 요청했다. 게다가 아이와 동행하는 보호자 역시 신원조회를 해야 했다.
아무나 출입이 가능한 자리가 아니기에 아빠는 초대받지 못했고, 드레스코드는 없지만 언론에 노출되니 단정하게 입혀서 보내달라고 연락이 와서 평소 안 입던 셔츠까지 입혀서 코엑스로 데려갔다.
학교에는 담임선생님께 미리 말씀을 드렸는데 정부주관 행사는 공문을 받아서 교직원 회의를 거쳐 출석인정이 되는 행사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고 하셨다. 절차가 까다롭다고 하시길래 나는 나대로 그냥 아이 편에 체험학습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환경부에서는 학교로 이미 공문을 보냈고, 교직원회의에서 출석인정하기로 했다며 체험학습 보고서는 제출 안 해도 된다고 담임선생님이 다시 연락을 해주셨다.
개막식 당일에 그랜드볼룸에 들어갔더니 자리가 정해져 있었고아들의 자리가 장관 바로 옆자리였다. 환경부 장관 기준, 키 순서대로 자리를 배치하다 보니 당연하게도 키가 작은 아이 그리고 여자 남자의 순서대로 자리가 배치되어 있었고 개막식을 진행하면서 사진촬영과 영상촬영을 하는 기준도 이 자리배치 기준에 맞춰 행사 도우미들의 일사불란한 지시대로 줄을 서서 촬영이 진행되었다.
짐작건대 도우미들은 개막식 전에 자리 배치도를 달달 외웠을 가능성이 높다. 에스오일 대표가 자기 자리가 아닌 곳에 서 있자 자리를 정정해 주고 있는 걸 보아하니 장관님 동반 행사이므로 배치도를 완벽하게 외웠나 보다고 판단되었다.
사회자의 깔끔한 진행과 함께 개막식이 시작되었고 한화진 장관은 자리에 앉은 후 아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주셨다. 내가 뒷줄에 앉아있기는 했지만 사방에서 카메라가 비춰대고 연신 터지는 플래시 세례에 나 역시 아들에게 말을 걸지도 못할 상황이었고 속마음으로 아이가 큰 실수 없이 알아서 잘하도록 바라는 것 이외에는 뭘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사회자와 도우미가 잘 설명해 주었고 아들 역시 무대에서 실수 없이 개막식 행사 내내 잘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