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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트 스페이스 Oct 19. 2017

뉴욕 이타카 에코빌리지의 딸기농장


아이비리그 대학 가운데 하나인 코넬 대학이 있는 뉴욕 이타카 Ithaca 에는 유명한 에코빌리지 Eco Village가 있다. 친환경 농작물 재배와 자급자족, 공동생활을 모토로 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으로 전 세계에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구경을 오거나 살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고 한다. 언젠가 책에서 보고 관심을 가졌던 곳인데 이렇게 직접 와보니 감개무량했다. 길 입구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환경주의자이자 [침묵의 봄 Silent Spring]의 저자 레이철 카슨의 이름을 따서 레이철 카슨 길 Rachel Carson Way라고 적혀있었다.



1991년부터 기획을 시작해 1996년부터 실제 사람들이 거주하기 시작한 이곳에는 현재 약 160여 명이 거주하고 있고, 그중 약 60명이 아이들이라고 한다. 이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지어진 집은 FROG와 SONG이라는 이름의 두 개 단지인데,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자 현재 세 번째 단지인 TREE의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집들의 가장 특이한 점은 태양열을 모으는 솔라 패널이 자그마한 집 규모에 비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이다. 마을 전체 분위기가 한적하고 평화롭다. 가로등도 전기로 하지 않고 솔라였다.



이곳 사람들은 주당 2-3시간씩은 의무적으로 마을일을 돕는다. CSA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방식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 마을 주민이면 누구나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해야 한다. 마을 입구에 마련된 농장에 멈췄다. 저 멀리 사람들이 농사일에 한창이었다. 관리하시는 분께 물어보니, 방문객들도 맘껏 과일들을 따갈 수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지금은 딸기와 산딸기가 한창이라고 했다.



산딸기가 어찌나 탐스러운지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졌다. 산딸기를 좋아해 마트에 나올 때마다 챙겨 오지만, 냉장고에 넣어두어도 이삼일이면 금세 물러지는데, 이곳 딸기들은 통통 소리가 날 정도로 싱싱했다. 한 컨테이너에 $1.50, 금세 두 통에 가득 담았다. 딸기를 한가득 담은 통을 들고 딸아이가 저 멀리서 신나서 달려온다. 돈을 받는 사람이 따로 없고, 계산은 각자 알아서 하고 통에 돈을 넣어두면 된다.



한 시간 정도 뜨거운 햇살 아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나오며 자연주의자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이 평생을 일구고 가꾼 버몬트와 메인의 집과 농장 모습이 이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딸기를 씻어보니 정말 달고 신선했다. 아들은 태어나서 먹어본 딸기 중에 가장 맛있는 딸기라며 한통을 눈 깜짝할 사이 다 먹었다. 우리 집 뒷마당에도 딸기가 많이 열렸었지만, 발갛게 익을라치면 두더지인지 참새인지 누군가가 와서 다 먹어치우는 통에 맛을 보지 못했는데, 아마 이런 맛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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