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헬스장
팔 운동 기구 쪽으로 가는 데 어떤 여자가 내 뒤에 따라오는 게 느껴졌다. 음료수통을 기구 옆 스툴에 올려놓는 걸 보니 내가 하려고 하는 기구를 쓰려는 것 같았다. 굳이 이 운동을 먼저 할 필요는 없어서 다른 기구 쪽으로 가려고 몸을 틀었다. 그런데 잠깐 엉덩이가..
요새 봉긋한 엉덩이를 일컬어 '성난 엉덩이'라고 많이 하던데, 말 그대로 여자의 엉덩이가 화가 잔뜩 나있었다. 크림색 레깅스를 입어서 엉덩이에 더 시선이 갔다. 크림색 레깅스에 크롭티를 입었다는 건 분명 자기 엉덩이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불현듯 헬스장 위층 사우나에서 본 할머니들의 엉덩이가 생각났다. “여기 이제 85세까지밖에 안 받는 대매? 나이 먹은 것도 서러운데. 우리 할아버진 90 넘었지.“ 라는 대화를 나누던.
이 헬스장 사우나는 고령화되어 있다. 보고 싶어서 보는 건 아닌데 탕에 있다보면 먼저 일어나는 할머니의 뒷모습에 시선이 간다. 할머니의 엉덩이들은 오랜 세월 중력의 영향을 받은 티가 많이 났다. 일단 엉덩이에 살이 별로 없고 네모난 형태로 처져 있다.
그 여자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대체 엉덩이에 뭘 하신 거예요? 데드 리프트? 브이 스쿼트? 어떻게 하신 거죠?
대답은 못 들었지만 오늘 나는 열심히 데드 리프트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