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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monkeystar Dec 22. 2021

내 나이 34, 미키 마우스 티셔츠 입으면 안되나요?

맨 얼굴에 운동화 추리닝 반바지 미키마우스 티셔츠 지적 받았다

명품 가방 하나 안들고 다니는 내가 창피해 졌다.

Low key(털털, 소탈함 이라고 해석하면될까?) 그리고 너그러움의 대명사 캘리포니아 그 따듯한 날씨답게 뉴욕이나 서울처럼 급한게 없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사촌 동생이 운영하는 정육 식당에 갔다. 엘에이에서 하고 다니듯 운동화에 티셔츠 추리닝 쇼츠를 입고, 가벼운 맨얼굴, 지갑 조차 없이 핸드폰 케이스에 신용카드, 신분증 하나를 꽂고, 카카오 택시를 타고 방문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어린시절의 동네친구들이라 방심한것도 있었지만 이 모습이 정말 날것의 내 본모습이었다.


정말로 한국은 외관을 중요시 하는걸까? 대번 나는 반 압박에 의해 술을 시켜야 했고, 분위기에 맞춰서 빼지 않고 마셔야 했다. 다들 즐기는 술자리에서 "youguys enjoy your drinks, i could have fun(너네 마셔 난 안마셔도 즐거울 수 있어 )"  그럼 그냥 마실 사람 마시고 안마실 사람 안마신다. 전혀 이상하지 않은 컨셉이다. 펍에 가서도 무알콜 맥주가 항상 있고, 불편함을 별로 느낀적이 없었는데 여기선 분위기에 맞춰서 한두잔 꺽어야 했다. 물론 강요는 없었지만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미국에서 자주 먹던 코스트코 3.5킬로그람에 4만원 정도 하던 와규를 먹다가 거기에 비하면 훨씬 비싼 한우를 먹었다. 일단은 아직 내가 엘에이 물가에 익숙해 있었기에 식당에서 먹은것 치곤 가격이 적게 나와서 안심했지만 (엘에이 식당에선 서버에게 팁도 줘야 하고 세금도 따로 붙는다.)


주말이면 친구들과 코스트코에서 장을봐와서 도메스틱 와인 (소노마, 나파 등 캘리에선 양질의 와인이 많이 생산된다)과 샐러드를 곁들여 아파트 바비큐 장에서 모여 파티를 하곤 했는데, 양껏먹어도 한 사람당 2만원이면 충분한 스테이크 파티하다가, 100그람당 14천원을 하는 한우를 먹으려니 Meat lover(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인 나는 아쉼이 앞섰다.


거기다 누군가에게 한마디 들었다. "그 나이에 쇼츠는 아니지~" 어?! 약간의 문화 충격, 50세이든 60세이든 편안한 차림에 조리를 신고 다니던 백인 아줌마들에게 익숙해졌었는데, 뭐지?


누군가에겐 이런 소리도 들었다. "언니 한국에선 겉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명품가방 하나 정도는 들고다녀 아직 미혼이니까 옷차림도 신경쓰고 화장도 꼭하고," 패션학과를 나왔지만 패션디자이너를 그만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가 브랜드나 비싼 명품에 관심이 없어서였다. 쇼핑을 찾아서 가는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흥미가 맞지 않아서였다,


특별한 일이 있을때는 꼭 드레스업을 하곤 했지만, 옷장 대부분의 옷들이 편안한 추리닝, 티셔츠가 대부분이다. 이런 옷을 유니폼처럼 입고 일하러 갔었고, 평소에는 회사 출근도 화려한 하와이한 플라워의 원피스도 편하다는 이유로 자주 입고 다녔었는데, 미국에서 입던 옷들의 대부분이 여기서 맞지 않아 정리해야만 했다.


그런 부분은 어색했달까, 그렇다고 보이기 위해서 명품을 사고 싶진 않은데, 항상 차를 타고 다니는 문화이기에 항상 신용카드와 신분등만 핸드폰 뒷면에 꽂고 다니는 미니멀리스트가, 내 편한 친구를 만나려면 화장하고 준비하고 비즈니스 캐쥬얼을 입고 "나이에 맞게 격식을 차려야 한다니"


한국은 남의 눈을 많이 의식한다.
라는 선입견을 진실로 확인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그런 용도의 옷은 구매 하지 않았다. 대신 기모 바지들과 힛텍 상하의는 구매 할 수밖에 없었다. 캘리포니아의 날씨에 익숙한 나는 아직 한국의 추위를 견디기엔 너무나 역부족이었으니까.


나는 꽉 끼는 비즈니스 케쥬얼보다는 아직 편안한 청바지에 티셔츠차림이 좋은데, 안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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