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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monkeystar Jan 13. 2022

열심히 해줘서 고마워요,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보람을 느꼈다. 

성인영어 회화 과외를 시작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성의있게 들어주시는 학생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입시 과외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 중요한 시기에 그들의 인생을 책임지는 과외는 하고 싶지 않았다. 취미반이랄지 캐쥬얼한 대화를 하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소소한 즐거움을 찾고 싶었다. 


절대 내 나이를 밝히지 않는다. 그들 보다 어리면 왠지 그들이 어색해 할거 같아서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 회화를 배우기를 원했다. 유투브도 많지만 실제로 그들이 겪었던 여행지의 일화에서 겪은 일들을 나에게 말해주며 그땐 어떻게 대답해야 해요 라고 물어오는것들 그런것들을 그들은 원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한국 노래 가사에 정확히 해석이 되지 않는 영어 가사들을 나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사실 맞지 않는 말이지만 노래이기에 가능한 말들 문맥상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해 주었다,  그 아름다운 가사들에 욕이 가득한 미국의 힙합음악과는 또 괴리를 느끼며 마음이 따듯해 졌다. 




https://youtu.be/NaFd8ucHLuo

뜬금없이 요즘 유투브 역주행해서 핫한 노래 GAYLE - abcdefu 
한국에서 노래 할때는 F* you 말고 forget you라고 해서 웃었던.., cardiB, Lil nas x 의 가사를 듣고 있자면 깜짝놀랄때가 많은데 말이다. 



취미반이기에, 숙제를 잘 하지 않는 학생이 많은데, 유독 동글 동글 예쁜 글씨로 모든 문장을 바인딩된 노트에 꼼꼼히 적어서 가지고 오는 분이 계시다. 나는 보통 숙제를 "스피킹은 말을 직접 하시는게 중요하니 녹음을 해서 보내주세요" 라고 말하는데, 왠지 부끄러우시다며 적어서 오신다. 



사실, 고마웠다.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 나 자신을 의심하며 시작했던 과외인데 (난 학교 다닐때 공부랑 정-말 거리가 멀었다) 그렇게 열심히 해주다니 고마웠다. 이게 선생님들이 느끼는 뿌듯함일까? 아직 그녀가 자연스럽게 대화가 될때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것이다. 이렇게 꼼꼼히 문장력을 쌓다보면 언젠가 툭하고 던지는 질문에 자연스럽게 대답하는 자신을 보고 놀랄때가 언젠간 올것이다.



일할때, 과외할때 가는 카페 공부방같아서 좋아한다.



흠- 다시금 행복감을 느꼈다. 이게 정말 행복이 아닐까, 가족들 두고 어디 가기 싫다. 같이 한국말 하는 사람과 영어 가사를 보고 무슨뜻일까요 하며 찾아보고, 영어 밈을 보다 막내에게 쪼르르가서 이야기하고, 귀엽게 영어로 나오는 밈이라고 공부한답시고, 꼼꼼히 보는 막둥이 동생, 



가끔은 생각나는 미국에서 살던 삶들, 아침이면 네스프레소 캡슐에 금방 내린 아메리카노에 캘리포니아산 아몬드 버터를 통밀빵에 스프래드해서 먹었다. 100%통밀빵이 한국에선 정말 비싸기도 하고 귀하다니. 얼려서 잔뜩가져 올껄 하고 후회하기도 했다. 다행히 동생이 알려준 Market Curly에서 주문을 했다. 120g에 14천원 정도? 그램은 생각 안나지만 보통 파는 땅콩 버터 크기의 아몬드 버터는 7-8불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여기 이렇게 돌아와서야 하루 종일 영어로 된 콘텐츠를 읽고 따라하고 본다. 거기에 있을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유투브, netflix 전혀 .., 보지 않았었는데, 아델의 easy on me 그녀가 그녀의 아이에게 나를 봐달라 내가 고를 선택지를 고를 시간이 없었다고 말하는 그녀를 보며, 왠지 내가 나를 용서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내가 나한테 가장 잘해주고, 다독여주고, 쉬게 해주었어야 했는데 내가 나를 가장 채찍질하며 재촉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결국은 이렇게 다쳐서 타의든 자의든 오게 된거 아닐까 또 후회를 했다. 포기한거 아니라고, 새로운 시작이라고, 그래 대운의 변화라고 말해줘야 했는데 수없이 그랬다면 어땠을까를 반복하는 내 자신이 미련해 보였다. 


과거는 과거다. 여기에서 배워서 후회 하지 말고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동기부여 영상이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으로 떴다. 나는 결국은 이런걸 찾아 읽는 사람인가. 침대 맡에 차곡히 쌓여있는 기회가 되면 읽으려고 놔둔 책들이 보였다. 



다이어리에 빼곡히 써놓은 to-do list들도 보았다. 



아니, 쉬기로 나 자신에게 말하지 않았던가? 뭘하고 있는거지? 또 나의 무의식은 나를 재촉 하고 있는거같다. 



Everything happens for reason, kate, easy on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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