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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monkeystar Feb 23. 2022

파리에서, 남친의  ex와이프에게 걸려온 전화

35살의 드라마, 언젠가는 쓰고 싶었던, 20대엔 쓸 수 없었던 이야기들

나의 친구 지영이(가명) 그녀는 나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반에서도 조용하지만 시험성적만 나오면 존재감을 보이던 아이였다. 글도 잘썼고, 조용조용한 성격에 온화해서 찬구들도 따르던 그런애로 보였다. 


살짝 미끄러진 수능성적이었지만 고민하다 "서성한" 법대 전액 장학금으로 입학했고, 바로 로스쿨, 첫 치른 변호사 시험을 패스하고, 이제 그녀만의 법률사무소를 법원앞에 세운 친구였다. 


8년이라는 공백기간에 반갑게 맞아준 친구였기에 더욱이 반가웠고, 고마웠다. 


우리가 한창 대학을 가고 연애를 하고, 3천원 짜리 회덮밥을 맛있다며 먹었던 때에는 느끼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변해 있었다. 


나의 그 친구가 2년 가량 만난 남자친구는 7살이 많으며, 이혼한 경력이 있고, 아이가 2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별로 큰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럴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워낙 흔한일이니까, 돌싱과 결혼해서 전처의 아이들을 키우는건 흔하다고 볼 수 는 없지만 가끔을 볼 수 있는 일상적인 일이었으니까. 


한국 정서에는 절대 안맞는 일이었으리라. 


많이 사랑하나보다, 만나면 하는 수다의 대부분은 남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오늘 이렇게 쓰는 이야기는 그녀의 허락을 받고 쓰는 이야기이다. 


그녀가 갖 변호사 시험을 합격하고, 변호사들끼리 하는 모임에서 당연히 그녀는 전성기였을 것이다. 비슷한 또래의 비슷한 직업을 가진 전문가들이 얼마 없는 어린 변호사에게 많은 흥미를 느끼고 다가갔을 것이다. 


당연히 그녀도 소개팅도 했고, 썸도 탔을것이다. 그런 모임중에 이 남자를 만났고, 그 남자는 결국에는 그녀가 혼자간 파리 여행까지 쫒아가 구애를 했다. 


그들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사랑을 확인했으며, 어떤 조건도 그녀가 감정을 가지게 됨으로써, 시야가 흐려지는 안경을 쓰게되었다. 


많은 고민을 했으리라, 아버지이자 가장인 그는 사랑하는 아들에게 에펠탑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고 그 아들은 그의 친엄마에게 사진을 보냈다. 


"엄마, 아빠가 여자친구랑 파리에갔어"


어떤 심정이었을까? 나의 전남편이 어린 변호사 여자친구가 생겨 파리에서 낭만적인 데이트를 하고 있다는것에 대해서, 그녀와 함꼐하던 시간에 그는 로스쿨을 다니고 있었고, 그녀도 의사로서 레지던시를 하느라 항상 지치고 싸움이 잦았으리라, 단 한번도 육아를 위해서 시댁에서 시부모님과 함께 살던 그녀가 이혼을 통보했을때 그녀의 마음은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사는 동안 단 한번도 명품을 받아 본적이 없다는 그녀는 전화기 너머로 그녀의 전남편에게 말했단다. 


"파리라며? 올때 버킨백하나만 사다줘 200만원 더 얹어서 줄게 부탁해~"


같은 여자로서 이 소리는 그냥 부탁이 아님을 안다. 우리는 알고 있다. 버킨은 루이비통처럼 줄서서 들어가 바로 구매가 가능한 가방이 아니라는 것을 거기다. 그 가격에 대가로 200을 얹어서 주겠다는 그녀의 과시였으며 작은 영역표시였을지도 모른다. 


어린 그녀는 분노에 차서, 남자친구에게 화를 냈다. 혼란스러운 그녀에게는 응당 그래도 될만한 사건이었으리라. 그렇게 말했다는 것을 전달한 그녀의 남자친구에게 혼날만 하다는 코멘트를 해줬다. 


둘만의 낭만적인 파리 누구나 꿈꾸는 데이트가 아니던가, 그 시간에 에르메스 매장을 찾아 그 가방을 사기 위해 수고를 한다는것은 오랜시간의 공부로 보낸 시간을 보상하는 그녀에게 자신에게 주는 소중한 선물을 망치는것이 었을것이다. 



그 소중한 여행에 자신을 쫒아온 남자친구와 시간을 보내고 있는중에 걸려온 전화라니 전 여친이라도 화날법 한데 함께 두아이를 낳은 전 와이프라는게 나이아가라 폭포급의 경악이었으리라. 



성공한 여성이라도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다. 사람이니까, 사랑이라는 감정에 항상 이성적일 수 없는게 인간아니던가. 내가 좋아 했던 티비쇼 섹스 엔더 시티에서 미란다는 하버드 출신의 최고 수준의 로펌에서 잘나가는 변호사지만 키도 작고 별다른 직업이 없는 남자와 사고를 치고, 함께 co-parenting 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은 그들은 결혼을 했고, 그녀는 멘하탄을 벗어나 브루클린에서 자리를 잡고 아이와 함꼐 살아간다. 



어릴땐 뉴욕의 성공한 여성 4명의 우정과 사랑이야기 패션에 함몰되어 동경하는 날이 잦았다. 경악할만한 에피소드에 놀라 문화 충격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은 그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어있었다. 



한국의 이혼과 양육권 문제는 정말 다르다. 아이 한명당 양육비가 겨우 100만원 안팎이고, 거기다 양육비 청구 해봐야 받을 수 없는 구조라니 아이를 키우기로 한 사람의 희생이 너무 크다. 



면접 교섭권을 이행하지 않는 부모에게 아얘 친권을 박탈 할 수도 있는 미국에서와 달리 이곳은 강제적이지도 않다. 



그렇게 사랑해 놓고, 독설과 폭언을 하고, 헤어진 마당에 나의 옛 남자의 현 여친에게 질투가 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뻔히 알면서도 명품 가방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요구하고 거기다 얹어서 200만원을 준다는 플렉스를 자랑하는 그녀와 그걸 뻔히 들으면서, 그들의 혈육을 공유하는 사이의 관계를 절대로 끊을 수 없다는것을 이성적으로 알것이다.


부성애든 모성애든 자신의 유전자로 태어난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소중할테니까, 



두시간의 그녀의 에피소드를 한 글로 다 담기에는 너무 아깝다. 후일에 다른 내용을 업데이트 할 예정, 


반갑다 새로운 insperation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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