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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monkeystar May 21. 2022

디자이너 면접을 볼때의 자세.

스타트업 시니어 디자이너, 나와 함께 일할 팀원을 찾는 과정.

이제 꽤 시간이 지나 누군가를 면접을 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내가 월급을 줄때는 누가 들어와도 맘에 안들더니 팀원으로 일하려니 더 까다로워 지더군요, 제가 해고를 할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한국의 노동법은 해고가 더 어렵더군요.


여하튼 이곳에 와서 몇명의 디자이너를 면접을 봤습니다. 처음 면접온 친구는 해외 대학 출신이라 안그래도 영어 컨텐츠만 만들어야 하니 반가웠습니다. 


다만 들어오는데 표정만 봐도 나 예민해요라는 표정과. 검정 브라의 레이스가 보이는 민소매 원피스만 아니었다면 저는 고용 하자고 했을 것입니다. 


충분한 고민이 이루어지지 않은 포트폴리오 해외대 출신이라 맘에 들어하신 대표님의 바램과는 달리 저는 그닥 이었습니다. 


제가 젊은 꼰대인가요? 블라우스나 셔츠의 상의 어두운 컬러의 하의 정도에 파우치에 소중해 보이게 들고 오는 아이패드나 맥북을 들고오는 디자이너는 별로 없는듯합니다. 


아니면,

간단하게 자기 이름의 url불러드릴게요. 라고 하는 디자이너도요. 



성의가 없는건지 그냥 면접을 취미로 온건지 왔다갔다 한시간은 족히 걸릴 텐데 너무 아쉬웠습니다. 언제나 속도전에 싸우며 일하던지라 지금은 그렇게 일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후일을 위해 두명 정도는 있어야 하는 상황인데, 멋들어지게 과외에 스터디까지해 만든 포트폴리오는 아니어도 


밝은 인상과 지금까지 만들었던 스타일 몇번 보면 일 하고 싶은지 아닌지 알텐데, 미안하지만 안녕입니다. 



또 다른 분은 누군가가 대표님께 소개로 면접을 보라고 했던 디자이너 입니다. 처음 이력서를 보자마자 eh-했습니다. 고민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제 어릴적 모습을 봤다고나 할까요? 


나는 어떤걸 만들고 싶은 디자이너입니다. 뭐에 강한 디자이너입니다. 이런 프로덕 디자이너다운 자기를 정의 하지 못하고 이력만 나열해 놓았습니다. 



이런 평이한 이력서라도 반듯하게 정리라도 잘 해놓았다면 즐거웠을텐데, 포트폴리오라고 보여준 포폴의 색도 일기 편하게 씌여져야할 텍스트도 너무 길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기술적 테크닉은 빠른것이 분명하나, 아쉬웠습니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 바로 본업을 시작하였기에 경력대비 나이가 굉장히 어렸습니다. 그 부분은 장점이었겠지만 (함께 뽑은 팀원들이 서로 텃세에 싸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였습니다.) 연두색의 컬러렌즈 짧은 미니스커트에 살이 거의 보이는 검은 스타킹 하얀 셔츠를 입었으나 안의 끈나시가 다 보이는 옷차림 


어리다고 하더라도 그런 옷차림으로 면접을 온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왠만하면 함께 하려고 했습니다. 기술적인 테크닉은 훌륭하니 손이 빠르다는것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님을 아니까요,  미안하지만 그대도 안녕이었습니다. 



어느날 대표님이 보내준 이력서가 왔습니다. "저는 어떤 디자이너입니다." 라고 부터 쓴 자신을 정의 하는 표현에 누가 봐도 성실함을 보여주는 이력서가 써있었습니다. 자신의 삶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성실함을 다하는 이력들이 나열 되어있었습니다. 



흰 블라우스에 어두운 하의, 이야기를 하다가 꺼내는 낡은 듯한 맥북 파우치가 사랑스러웠습니다. 자신이 하는 프로젝트와 자신은 디자인이 하고 싶은데 UX기획만 시켜서 아쉽다는 말도 했습니다. 



아마 그녀는 모르지만 그녀가 기획에 재능이 있다는거겠지요, 좋은 디자인이란 사람이 읽기 편하고, 직관적이고, 심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의식으로 이동해도 원하는 곳에 다다르게끔 만드는 로직이 우리에겐 가장 큰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놀랐겠지만 가고 나서도 아니고 그 자리에서 대표님들의 허락도 받지 않고 물어 봤습니다. 


" 같이 합시다. 언제 출근 할 수있나요? "



그녀의 반짝이는 눈을 보았고, 웃는 표정도 보았습니다. 


저 그대가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정말 완성도 있는 멋진 프로덕을 만들어 봐요! 



see you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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