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붐이었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나름의 주제는 빛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남성과 여성은 단 하나의 같은 단어나 문장을 듣더라도 생각하는게 다르고 또 다를수밖에 없는 뇌구조라고 하기 때문이다.
왕따나 은따 문제가 불거지면서 초중고에는 "위클래스"라는 상담센터가 생기고 전문 상담 선생님이 아이들의 원활한 교우관계를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한다. 친구들끼리 멘토-멘티 역할 수행을 하게 하는 또래중조, 집단상담과 각종 프로그램 등.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들은 친구, 즉 동성간의 문제 혹은 이성이더라도 이성적 호감이 개입되지 않은 순수 "친구" 문제로 접근한다.
그렇지만 요즘 아이들은 5학년 정도만 되더라도 이미 "사귀는" 사이의 남친, 여친이 있다. 누가 누구를 차고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누구한테 고백을 했네, 누가 누구의 고백을 받아서 사귀기로 했는데 사실 걔는 좋아하는 애가 따로 있고 얘는 재미로만 만나는거라고 했네 등등. 여느 어른들의 연애사 못지 않게 복잡한 그들만의 세상이 엄연히 존재한다.
아이들은 이렇게 진화하는데 어른들은 언제까지 "대학 가면 다 생겨."하는 고리타분한 멘트로 일관할 셈인지 답답하다. 이 시대착오적 방법은 아이들을 더 엇나가게할 뿐이다.
다소 진보적인 경우의 부모님들에게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들도 이성 관계에 대한 올바른 해법을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사고나 치지 않기를, 하고 조마조마해하며 지켜볼 밖에.
연애가 쉬운 어른이 없는 것은 전적으로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행복한 이성 관계에 대한 올바른 길을 제시받아본 적이 없고 그러하기에 (우리 또래라면) 빠르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부터 시작되는 연애사는 개개인마다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질곡의 역사일 것임을 확신한다.
그러하기에 지금이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남녀관계의 대화법이나 심리 알기같은 좀더 다양한 이성 관계에 대한 해법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의 전달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교육 수혜자의 진정한 행복이 달성되었을 때 비로소 그 완전한 의미가 이루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ps. 이성애 자들에게 맞춰 쓰여진 글이란 것을 인정한다. 다만 이것은 본인이 이성애자이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생각의 한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