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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eun Choi Feb 15. 2016

일상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는 것은

Listening to Everyday Voices

Being aware of the surroundings and paying attention to the senses…not only makes one optimistic, gratified with the little things that he/she is granted with, but also allows one to be creative and find answers to the perplexities of life, enriching a stale and dull life one may have.
주어진 작은 것들에 감사하는 것은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줄뿐더러 창의적이고 인생의 복잡함들에 대한 답을 가져다주고, 심심하고 진부할 수 있는 삶을 풍요롭게 한다.


[한국어는 아래에]

14 February 2016, Melbourne


A warm dash of sunlight falls through the leafy trees and occasional breeze sheds the beads of perspiration off my forehead. I cycle through the trees while looking around, breathing the fresh air and feeling the touch of warmth on my long black hair. While lightly pedaling through the flat city of Melbourne, new ideas and inspirations come and go.


Ideas come and go. It really does, because while narratives run inside my head when cycling, I am unable to record the voice in any form. Maybe I should stop once in a while to write it down on my notes but I never do. Later that day, the idea might pop up again, or may be forgotten until it slyly surfaces in my mind again months, or even years later.


I surprised my housemate this morning by showing up in the kitchen earlier than usual. Then I rushed myself towards the city for a hectic day ahead. Not having been outside for many days before the sun started blazing down, I was delighted to have a crisp cool breeze combing through my hair. However, the day that seem have a refreshing start only went off the point once I arrived at the venue for today’s Hackathon. Having expected to have a set of computers ready for my day of thrusting productivity, I was informed that I should have brought my own laptop.


There was nothing I could have done other than cycling back the route that was suddenly not as enjoyable or rosy as it was half an hour ago. The sun has already started beating down, making it even less pleasant.


But I didn’t want to ruin this day that I have anticipated so much. So I tried to choose not to be upset. I told myself, this too shall pass. It’s a good reminder to let go of unexpectedly unfortunate incidents like this. But it surely wasn’t easy, and a couple of guys catcalling from their car aggravated my reluctance to choose the positive emotions that I deserve.


Once I arrived home, the confused mind not knowing what my feeling should be — torn between the immediate reaction of annoyance and the logical mind of positivity— was laid aside by the urge to rush upstairs, grab my laptop and cycle back to the city as quickly as I can. Then, as I got back on the regular path, a simple and repetitive act of cycling brought the perturbed mind back in its place.


Maybe I should have left the venue and forgot about it. I could have enjoyed the sunny day in the city with the friends, instead of cycling the same route 3 times in an hour. Am I missing out? Is it the FOMO that I was thinking about until three in the morning last night? Why am I doing this? Do I really want to do this?


A series of thoughts followed back to back and while the conscious mind kept telling me not to bother and let it go, I simply couldn’t. The morning that was supposed to be motivating and exhilarating turned into a series of disturbance.


Then, something happened. As I approached the destination, I heard a classical music coming from a warehouse. A few seconds later, I saw a group of orchestra practicing a familiar tune that I cannot name, with the blue rusty doors wide open, letting the harmony escape the space and regale the passerby's. That brief moment of liveliness immediately made me smile. It was not only unexpected but also something that I like; an orchestra always reminds me of the years in an art school, where I saw everyday my friends gracefully practicing and performing. But that wasn’t it. As I went around the roundabout, unexpectedly enchanted by the live classical music that I glimpsed at, a set of white horses attached to carriages embellished in light pink decoration in Victorian style passed by. The joyous sounds of horses’ hoofs clattering reminded me that this sequence of extraordinary and almost dreamlike incidents were indeed real, and made me grin.


“The answer is in everyday life. Everything is talking to you. But most people are uninterested. But once you are willing to listen, you become a creative person.”
— Wung-Hyun Park, an award winning advertiser


That’s right. The answer has always been there. And I was confused because while cycling I started noticing the wrong things that were talking to me, hindering my choice to not turn bitter about things that have happened. Then at the last minute, because I willingly had an open mind to let go of grudges towards nobody — because at the end, there was no one to blame — I saw what the world was telling me and what I was seeking for.


Being aware of the surroundings and paying attention to the senses let an open-minded individual discover and accept the things that one would have missed. It not only makes one optimistic, gratified with the little things that he/she is granted with, but also allows one to be creative and find answers to the perplexities of life, enriching a stale and dull life one may have.


And that’s how I found peace and happily sat down and opened my laptop almost an hour later than I was supposed to. I started going through the list of my writings I have done the past month: 35 stories. I have 330 more stories to go for this year, and I am more animated than ever because now I know where the inspirations are: a snapshot of moments that I open my ears and eyes to pay attention to.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Come see the photos I took on my Instagram.


따스한 햇살이 우거진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고 가끔 불어오는 잔잔한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걷어낸다. 나무들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주변을 바라보고, 상쾌한 바람을 들이마시며 긴 생머리를 따라 내리쬐는 따스함을 느낀다. 평평한 도시인 멜버른을 가볍게 페달을 밟으면서 다니면 새로운 생각과 영감이 오고 간다.


생각이 오고 간다는 것. 정말 그렇다, 왜냐하면 자전거를 타고 있을 때  머릿속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떠오른다만 그것들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기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가끔가다 멈춰 서서 적어두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그런 적은 없다. 그날 끝자락에 와서야 다시금 그 생각이 다시 떠오르기도 하고, 혹은 잊었다가 몇 달, 혹은 몇 년 후에 슬그머니 나타나기도 한다.


평소보다 일찍 주방으로 내려간 나는 같이 사는 친구를  놀라게 하였다. 그리고는 바쁜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시내를 향해 급하게 나섰다. 아직 해가 강하게 내리쬐기 전에 밖에 나간 적이 별로 없기에 시원한 바람이 머리카락 사이로 불어오는 것이 상쾌했다. 하지만 활기차게 시작했던 하루가 해커톤을 하는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삐그덕거리기 시작했다. 생산적인 하루를 보내기 위해 내가 사용할 컴퓨터가 준비되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내 노트북을 따로 들고 왔어야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다시 자전거를 타고 30분 전과 달리 더 이상 즐겁지도 마냥 좋지도 않은 길을 돌아가는 것이었다. 햇살은 어느새 강하게 내리쬐기 시작했고, 이 역시 그리 달갑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꽤나 오래 기대해왔던 이 날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기분이 상하지 않기로  하기로 했다. 스스로에게 말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건 예상치 못하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이를 떨쳐내기에 좋은 말이다. 하지만 절대 쉽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차에서부터 치근덕대던 몇 남자들이 내게 주어질만한 긍정적인 감정들을 선택하는 것을 더욱더 어렵게 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복잡해진 내 마음은 즉각적인 짜증과 논리적인 판단에 의한 긍정심 중 어떠한 감정을 선택해야 할지 어찌할 줄 모르는 마음은 급하게 위층으로 올라가서 노트북을 들고 내려와 다시 시내로 최대한 빨리 가야 한다는 그 생각에 밀려버렸다. 다시금 익숙한 길에 들어서서 단순하고 반복적인 자전거 타기를 시작하자 그 동요한 마음이 다시 떠올랐다.


어쩌면 그냥 그 장소를 떠나고 잊어버렸어야 했어. 친구들이랑 날씨 좋은 오늘을 도시에서 즐겁게 보냈어야 했는데, 이렇게 같은 길을 한 시간도 안돼서 세 번씩이나 왕복하는 것보다 말이야. 나는 또 즐거운 기회를 놓치고 있는 걸까? 어제 새벽 세시까지 생각했던 그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오는 두려움’이 또다시 일어나는 걸까? 왜 나는 이러고 있지?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이건가?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들이 떠올랐고, 의식적으로 스스로에게 더 이상  신경 쓰지 말라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고무되고 신나야 했을 아침이 몇몇 거슬리는 일들 때문에 망가져버렸다.


갑자기 무슨 일이 일어났다. 도착지에 다다랐을 때 즈음, 한 창고에서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게 들렸다. 몇 초 후 나는 한 오케스트라가 익숙한 멜로디이지만 이름은 모르는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걸 보았다. 녹이 슨 파란색 문은 활짝 열려있어 듣기 좋은 음악이 그 장소를 너머 지나가는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 주고 있었다. 그 짧은 찰나의 생동감은 순간적으로 미소 짓게 했다. 이는 사실 예상치  못했을뿐더러 내가 좋아하는 것이기도 했다. 오케스트라는 언제나 예중 때의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매일같이 우아하게 연습하고 연주하던 친구들의 모습이 말이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예상치 못한 라이브 클래식 음악으로 기분이 한결 좋아진 나는 로터리를 돌아서자마자 몇 마리의 백마가 빅토리안 스타일에 옅은 핑크빛으로 꾸며진 마차를 끌고 가는 걸 보았다. 경쾌로운 말발굽 소리가 마치 내게 이어지던 특별하고 꿈만 같은 일들의 향연이 정말로 진짜라는 걸 알려주는  듯했다. 나는 피식, 웃었다.


답은 일상 속에 있습니다. 나한테 모든 것들이 말을 걸고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들을 마음이 없죠. 그런데 들을 마음이 생겼다면, 그 사람은 창의적인 사람입니다. — 박웅현


그렇다. 답은 항상 거기에 있었다. 자전거를 타면서 내게 말을 거는 잘못된 것들을 알아차리기 시작했기에 나는 혼란스러웠다. 일어난 일들에 대해 씁쓸하지 않기 위해 의식적인 선택을 하려는 나를 방해했다. 그리고 막판이 되어서야 자발적으로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않고 — 사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기에 — 마음을 열어두었기 때문에 나는 이 세상이 내게 말하고자 하는 것과 내가 찾고 있었던 것을 볼 수 있었다.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은 주변의 것들을 알아차리고 이에 대해 신경을 씀으로써 놓쳤을지도 모르는 것들을 발견하고 이를 받아들인다. 이는 주어진 작은 것들에 감사하는 것은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줄뿐더러 창의적이고 인생의 복잡함들에 대한 답을 가져다주고, 심심하고 진부할 수 있는 삶을 풍요롭게 한다.


그게 내가 어떻게 평화로운 마음가짐을 갖게 되고 원래 계획보다 한 시간 가까이 지난 후에야 자리를 잡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노트북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자리에 앉아 내가 지난 한 달 동안 쓴 글들을 훑어봤다. 35개의 글. 올 해에 써야 할 글이 330개가 더 남았다. 그리고 나는 어느 때보다 더 신이 나는 것이, 이제 나는 영감이 어디서 오는지 알기 때문이다. 찰나의 순간들에 귀 기울이고 관찰하는 것에서 말이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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