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가 파업하는 이유
비정규직 1천만 시대,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중 절반이 학교에 있습니다.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화 선언'을 했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섭 결렬을 외치며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무기계약직은 승진도 없고, 1년을 일하든 10년을 일하든 같은 기본급을 받습니다. 10년차 공무원 급여가 93만원이 인상될 때 10년을 일한 학교비정규직은 수당을 다 붙여 17만원, 18%가 인상됩니다. 일을 하면 할수록 정규직과의 임금 차별이 심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파업하러 갑니다.
학교의 심장은 도서관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없는 도서관은 무용지물입니다.
전국의 학교도서관 설치율은 90%가 넘는데 학교도서관 사서 배치율은 60%가 되지 않습니다. 번듯하게 지어놔도 사서가 없어 문을 닫는 도서관. 먼지만 쌓여가는 책.
사서교사나 영양교사는 비교과교사라는 이유로 8년째 서울,경기 지역 임용 고사 티오 0명을 발표해 시험만 바라보고 있는 수험생들을 좌절시켰으며, 교육공무직 사서도 배치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업무는 고스란히 교과교사가 떠안게 만듭니다. 이것은 교과교사의 업무 과중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돌아갈 교육의 질을 저하시킵니다. 그래서 우리는 파업하러 갑니다.
급식실 조리실무사들이 파업을 하는 날은 학생들이 빵과 우유를 먹어야 합니다. 그래서 간혹 '아이들의 밥을 볼모로 투정을 한다'고 손가락질을 받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손가락질을 감수하는 이유는, 비록 나는 비정규직으로 퇴직할지언정 우리 아이들에게만은 비정규직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결심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파업하러 갑니다.
학교 안의 경쟁과 통제를 강화하는 신자유주의적 교육 시스템을 바꿔내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 임금 차별 해소를 통해 교육과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학교 민주주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그래서 우리는 2017년 6월 30일 파업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