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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쌩긋 Jun 26. 2017

"민주노총 총파업 갑니다" 가정통신문 돌린 학교

포남초등학교 가정통신문

 세간에는 교육공무직이 무기계약직이라 정년이 보장됐는데도 배 부른 소리를 한다, 자격도 없는데 교사를 시켜달라고 떼를 쓴다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교육공무직은 교사 되기를 원하지도 않으며 정년이 보장되어있는 무기계약직이기는 하지만 1년을 일하든 10년을 일하든, 퇴직을 앞두고 있든 기본급이 같기 때문에 일하면 일할수록 정규직과 기하급수적으로 급여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연차도 있다, 명절수당도 있다, 근속수당도 받는다, 맞춤형 복지비도 받는다 하며 받을 건 다 받고 처우도 좋아질만큼 좋아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고 했습니다.

장기 근속 수당은 5년이 지나야 1년에 겨우 2만원씩 오르고 급식비, 명절 수당도 차등 지급되며 다 합쳐봐야 10년 근속한 공무직의 실수령 급여가 200만원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경기도는 2016년 체결된 단체협상안인 명절 수당 인상분을 예산이 없다며 2017년에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또 교육공무직은 직종만 60여개가 있고 이해관계가 천차만별이라서 하나하나 들여다보지 않으면 잘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의료노조가 함께하는 630 파업에 사서가 나서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전국의 학교도서관 설치율은 90%가 넘습니다. 그러나 사서 배치율은 60%가 되지 않습니다.  2014년 경기도가 자랑스레 밝힌 통계에 의하면 경기도 학교도서관의 사서 배치율은 겨우 71%에 그쳤습니다. 경기도의 10개 학교중 3개교는 닫혀있고, 전국의 학교도서관의 반은 개점 휴관 상태인 것입니다.
번듯하게 지어놔도 사서가 없어 문을 닫는 도서관. 먼지만 쌓여가는 책들.
사서교사나 영양교사는 비교과교사라는 이유로 8년째 서울,경기 지역 임용 고사 티오 0명을 발표해 시험만 바라보고 있는 수험생들을 좌절시켰으며 인력이 없는 학교 현장에서는 그 업무를 고스란히 교과교사가 떠안게 만듭니다. 이것은 교과교사의 업무 과중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돌아갈 교육의 질을 저하시킵니다.
멀리 볼 필요도 없이 우리학교 인근의 초등학교 두 곳은 사서가 없어 학부모님들의 자원봉사에 의존하거나 무자격 시간제 인력을 채용하여 파행 운영을 합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또하나의 교과 교사 업무입니다. 사람을 채용하고, 관리하고, 자원봉사 인력을 관리하는 것 역시 또하나의 감정노동이니까요.




6월 30일은 학생들이 빵과 우유를,혹은 떡을 먹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밥을 볼모로 투정을 한다'고 손가락질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아이들 밥"을 걱정하는 것은 우리들의 "엄마 뻘"인 그분들입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손가락질을 감수하는 이유는, 밥 한끼보다 양질의 일자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뼈져리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는 이제 사회로 나갈 학생인 제자들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관련 기사 링크

"파업안내문" 보낸 교장, "교육자는 바른 교육 위해 존재" http://omn.kr/nm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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