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랑가짐

때로는 그냥 어긋나는 인연도 있다

누구의 탓도 아닌 그냥인 거야, 그냥.

by 쌩긋

나를 만나러 올 시간도 없어서 쩔쩔 매던 옛 남자친구에게

그건 분명 나를 덜 사랑해서야!

라고 다그쳤었던 시절이 있다.


부에도 격차가 있듯, 시간에도 격차가 있다. 연인 사이에 시간의 격차가 있다면 더 비극이 생긴다. 결국 시간의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되는 커플이 한둘이 아니니 말이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 서로 마음의 미련이 털어질만큼의 시간이 흐른 후 그 옛 연인이 나에게 닦달받던 그 시절 사실은 그때 너무 힘들어서 죽으려고 한강까지 갔었더란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그리고 연인으로서 이해해주지 못했던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정도였어? 말을 하지.. "라는 하나마나한 소리를 더해서. 하지만 그 당시에도 그렇게 죽고싶을만치 힘든 회사를 나는 겪어본 적이 없어서 아마 사귈 때 내게 얘기를 했어도 얼토당토 않는 핑계나 거짓말쯤으로 흘려들었을 거다. 그리고 결국 결말은 같았을 거다.


그때 나는 피곤한 그에게 퍼부어댈 만큼 서운했고, 그는 슬픈 나를 방치할 만큼 여유가 없었다. 서로가 자기 상처와 아픔에만 매몰되어 상대를 봐주지 못한 어리석은 시절의 우리.


어긋난 인연을 운명이라든가 나이 탓으로 돌리고 싶지는 않다. 그저 그냥 그렇게 된 것일 뿐. 어차피 세상 모든 것 명쾌하게 설명될 수 있것들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각양각색의 연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