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하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보며 쌩긋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에 과수원길
이 노래를 3학년 여름방학 시작하는 즈음 수업 진도가 모두 끝나 반 아이들 전부 장기자랑을 하게 된 날, 출석번호로든 키 번호로든 늘 1-2번이었던 제가 덜덜 떨며 첫 타자로 불렀던 그 날.
늘 무섭던 담임선생님께서 누가 들어도 형편없었던 노래를 듣고
쌩긋이가 가사처럼 쌩긋 웃으며 불러주니 이 노래가 이렇게 좋은 줄 새삼 알게 되네!
해 주셨기 때문에.
그리고 그때 선생님의 목소리, 나를 쳐다보던 40명 남짓하던 아이들의 눈빛과 얼굴 표정, 날아갈 듯 하던 내 기분들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