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또는 중학생 학부모님이라면 꼭 보세요.
저는 중1 때 진로교육받을 수 있다는 소리에 '아, 한국 교육도 드디어 한걸음 더 나아가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중1 친구들과 수업하다 물어보거나 주변에 진로교육 관련 일에 종사하는 분들의 이야기들을 어깨 너머로 듣다 보면, 겉은 번지르르한 제목으로 포장된 영양가 없는 교육으로 느껴집니다.
# 직업이라는 것을 이해하려면 경제를 이해해야 한다.
경제가 무엇이니? 하고 물으면 사전적 정의라도 이야기할 수 있는 중학생 아이들이 거의 없습니다. 씁쓸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자본주의 국가에 살고 있으면서도 그 자본주의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합니다.
화폐가 없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내 마을에 10명이 살고 있는데, 나는 약초가 많아서 사람들이 아프면 병을 치료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나머지 9명은 다른 능력(service) 또는 물건(goods 재화라고 하죠)들이 있어서 필요에 따라 서로 바꾸는데 그중 내가 굳이 필요 없는 서비스나 재화가 있어서 바꾸는 것이 달갑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 화폐라는 것이 있어서 그것으로 교환을 하고 그 화폐를 저장해 두었다가 내가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나중에 사면 너무 편리하겠죠? 그렇게 사람들 간의 약속으로 생긴 것이 돈입니다. 자, 저 위의 상황에서 내가 화폐가 아닌 필요 없는 물건을 또는 용역을 제공받더라도 남을 돕는 것을 기쁨으로 여긴다면 기꺼이 내 약초를 제공하겠죠?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돕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돈 이전에 직업의식 또는 소명의식 같은 것들도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겠죠. 인성교육에 우리가 힘써야 하는 이유도 더 나은 세상, 서로 더 도울 수 있는 세상을 위해 필요한 겁니다.
# 화폐가 있는 지금, 사람들이 가장 필요한 곳에 화폐가 흘러가게 되어 있다. 취업이 수월한 직업을 고르자 하면 그 화폐가 흘러가는 곳을 찾을 줄 알아야 한다.
모두에게 돈이 있지만, 사람들이 필요한 것(니즈 Needs)들은 다 다를 겁니다. 그러나 꼭 필요한 필수재 같은, 음식이랄지, 의료랄지 등은 화폐가 가장 모이는 곳이 될 수밖에 없겠죠. 4차 산업 혁명을 생각해 봅시다. 사람들의 삶을 한층 편하게 하는 것, 그것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고 그래서 뜨는 산업이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직업은 다양해질 것이고 변할 것입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이치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마치 한 저자가 책 한 권을 뚝딱 쓰는 것처럼 정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 변화를 알고자 한다면 사회에 관심이 많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교과서와 문학책들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뉴스도 찾아보고 해야 합니다. (단, 저는 영어로 된 세계 뉴스를 같이 보기 때문에 굳이 비교하자면 한국 기사들은 객관적이지 못한 정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영어공부를 더 권하는 영어 선생님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입시를 넘어선 삶의 질을 좀 더 높일 수 있는.. 시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기 때문이죠.)
# 쇼핑하듯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 삼겠다고 고르면 안 된다.
지금의 진로교육은 체계적으로 인과관계를 설명하며 직업군에 관해 깊이 있는 이해를 하기보다 현재 어느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불러 강연을 듣거나, 직업의 종류에 대해서만 훑어 가는 방식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앞서 말했듯, 직업의 종류는 사회 발전 상황 또는 그 시대의 특징에 따라 변화하며 상대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많은 친구들이 본인의 관심사에 따라 단순히 전공을 선택했다가 대학 졸업하고도 취업난을 겪으며 힘들어하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을지 모릅니다.
# 소명의식을 함께 심어 줄 수 있는 진로교육이 돼야..
창의적인 혁신적인 기업가의 아이디어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학교에서 우리 모두가 배우는 아니 유치원생도 아는 우리 민족은 단군할아버지가 세우신, 홍익인간 뜻으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모토로 세워진 그 나라의 후손입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다.' 모두가 알지만 실천하는 학생은 몇이나 될까요?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아이디어가 혁신가, 창의적인 사업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을 잘 관찰해서 정말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면 자본주의의 특성상 그곳으로 화폐가 흘러가게 되고 그렇게 돈이 모이게 되겠죠.
돈이 먼저가 아닌, 사회를 이해하고 사람들을 이롭게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며 부수적으로 또 돈이 들어오는 그러한 경제관념을 먼저 심는 것이 진로교육의 핵심이 아닐까요? 이렇게 훌륭한 학생 똑똑한 학생들이 많은 대한민국에는 왜 빌 게이츠나 마크 주커버그가 안 나오느냐?라는 질문을 쉽게 하는 글들을 봅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 교육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짚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공교육에서 기댈 수 없는 부분이기에 저 역시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조금씩 공부하고 실천해 보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언젠가는 아니 곧 놀이식 경제교육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 전 까지는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해 나아봐야죠.^^